[데일리e뉴스= 천선우 기자]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이용자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이 중 금전적인 부분인 결제·환불 관련한 분쟁 조정 사례가 대다수다. 게임 내 재화나 아이템 등은 디지털콘텐츠로 분류되지만, 현행법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이용자 혼란 문제 등이 지속돼 왔다.
이에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가 이용자 보호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8일 '게임산업법' 전부 개정안을 공개했다. 개정안을 보면 국내 대리인 제도를 비롯해 확률형 아이템 표기 의무 부과 등 이용자 보호에 무게가 실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8 콘텐츠이용자보호 상담사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 분쟁 요소를 살펴보자.
Q. 모바일 게임 내에서 몇 차례에 걸쳐 게임 아이템을 구매 한 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환불을 요청해 일부 금액을 환불받았다. 나머지 금액은 게임사를 통해 환불을 받으라는 안내가 있었다. 하지만 게임사에서는 이미 아이템을 모두 사용했기 때문에 나머지 금액은 환불이 불가능하다며 오픈마켓을 통해 비정상적인 방법 등 환불받은 사유로 계정을 정지시켰다. 이 경우 계정을 정지하는 것이 정당한가.
- 사용자가 아이템을 결제 후 모바일 오픈마켓 사업자의 환불 정책에 의해 결제금액 취소가 이뤄진 경우, 게임 내 지급받은 아이템은 회수돼야 한다. 그러나 구매를 취소한 아이템이 사용된 것이라면 이용자는 게임회사에 부당 이득 또는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 등의 책임이 있다.
Q.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통해 현금 10만원을 지불하고 게임머니를 구매했다. 게임사에서는 현금거래를 했다며 계정에 있는 모든 게임머니를 회수 후 30일 계정 이용정지를 내렸다.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불법인가.
- 결론적으로 게임 이용약관에 따라 이용 제재조치를 받을 수 있다. 게임사는 현금거래 등이 사기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고 공정한 운영을 저해할 수 있다며 대부분 현금거래를 엄격히 금지하는 약관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아이템 현금거래의 금지를 규정한 게임사의 약관이 위법하지 않다고 표명한 바 있다.
Q. 확률형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 수차례 뽑기를 했지만 해당아이템이 나오지 않았다. 게임사에서는 뒤늦게 해당 아이템이 리스트에서 누락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뒤늦게 공지 후 리스트를 수정했다. 환불을 요청할 수 있나.
- 청약철회를 요구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와 재화등의 구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재화등의 내용이 표시·광고의 내용과 다르거나 계약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에는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
Q. 부모의 동의 없이 미성년자가 결제한 내역 취소할 수 있을까.
- 부모 명의의 스마트폰에서 결제가 이뤄진 경우에는 취소가 어려울 수도 있다. 미성년자 결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환불이 어렵다. 온라인게임 표준 약관 제18조는 미성년자인 회원의 결제 시 부모 등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자녀가 결제한 사항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다만 일부 게임사의 경우, 가족관계, 구매패턴 등의 정황을 고려해 환불을 진행한 사례도 있다.
Q.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갑옷 아이템을 구매했는데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환불을 요청했다. 게임사는 이미 구매한 상품은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단순변심 사유지만 결제 후 7일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환불이 불가능한가.
- 취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변심에 의해 청약철회가 제한되는 경우 중 하나가 바로 '소비자의 사용 또는 일부 소비로 인해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다. 다만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는 청약철회가 불가능한 콘텐츠일 경우 그 사실을 포장 등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는 곳에 명확하게 표시하거나 시험 사용 상품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청약철회의 권리 행사가 방해받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이번 사례는 게임사가 청약철회가 불가능한 콘텐츠인 사실을 결제창에 표시하지 않았거나 아이템을 미리 착용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시험 사용 상품 제공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청약철회가 가능하다.
Q. 게임사에서 출시 직후 6개월 동안 과금을 유도하는 이벤트를 지속하다 갑자기 게임을 업데이트하지 않고 방치했다. 출시 1주년이 되는 시점에 갑작스럽게 게임서비스를 종료하겠다는 공지를 했다. 그동안 결제했던 금액을 모두 환불받을 수 있을까.
- 모든 금액을 환불받기는 어렵다. 게임사가 일방적으로 게임 서비스를 종료할 때에는 이용 약관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이용자에 대한 통지 및 적절한 보상·정산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다만 게임 서비스 종료 여부는 사업자의 자율영역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현행법에서는 이를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조항은 없다. 이와 달리 사용하지 않은 게임 재화의 경우에는 환불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 일반적으로 게임사는 서비스 종료 시 사용하지 않은 1년 미만의 유료 아이템에 대하여는 일할 계산해 환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