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배달앱 독점··· 만 원짜리 짜장면 먹게 될지도 모른다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배달애플리케이션은 이미 일상이 됐다. 화면 터치 몇 번이면 원하는 음식을 주문할 수 있으니 편하기 그지없다. 배달앱을 이용해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이용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사실인 듯하다.
국내 배달앱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이 세 곳이 시장을 나눠 가졌다. 배달의민족이 절반 정도를 나머지 두 개의 앱이 나머지 반을 가지고 있었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분명 다른 앱이지만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해왔다. 그런데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던 배달의민족마저 딜리버리히어로가 사들이며 시장의 99%를 한 회사가 독점하게 됐다. 소비자들은 배달앱이 두 개든, 세 개든 별 상관이 없다. 경쟁적으로 쿠폰을 뿌리고 있고, 이벤트도 많이 하니 배달앱 운영회사가 누구인지 알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음식점을 하는 이들에게 이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경쟁 체제 아래서는 배달앱 운영회사들이 그나마 유명 음식점들을 뺏기지 않기 위해 조금이라도 혜택을 줬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인수계약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벌써 배달의민족 광고비를 올렸다. 언뜻 보면 큰 차이가 안 나는 것 같지만 음식점들은 이전보다 몇 배가 넘는 광고비를 내야 할 판이다. 당장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음식점 주인들이 광고비를 내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판매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현재로서는 새로운 앱의 등장 또는 소비자들의 구매 방법의 전환이 대안이 될 것이다. 문제는 새로운 앱이 등장해 시장점유율 99%를 차지한 업체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실패할 확률이 절대적으로 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하다. 그러니 다른 시장을 찾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소비자들이 배달앱을 통하지 않고 음식점에 직접 전화를 해 주문하는 예전 방식으로 회귀해야 한다. 약간은 번거롭겠지만 나중에 돌아올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음식점 주인은 앱을 통하지 않은 고객에게 배달비를 깎아주든가 아니면 음식값을 할인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결국 배달앱에 익숙해진 고객과 배달앱을 통하지 않으면 매출이 이전만큼 오르지 않을 것이란 두려움을 가진 음식점 주인들이 함께 움직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 음식점 주인 모두 배달앱 운영 회사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자국 제약사를 보유한 나라는 그리 흔치 않다. 예전에는 존재했었지만, 다국적 제약사들이 비슷하거나 효능이 좋은 약을 싸게 공급하면서, 결국 토종 제약사들은 파상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토종 제약사들이 사라지자 약을 싸게 팔았던 다국적 제약사들은 약값을 조금씩 올렸고, 결국에는 약값이 토종 제약사보다 비싸졌다. 그래도 다국적 제약사들을 제어할 방법이 없었다. 아픈 사람들은 약을 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약과 편의성이 높은 배달앱을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 배달앱을 안 쓴다고 생명에 위협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상생활이 돼버린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단골음식점들은 하나둘 문을 닫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예전보다 비싸게 돈을 지불하고 음식을 먹어야 할지 모른다. 이미 독점이 돼버린 배달앱 시장에서 고객과 음식점 주인 모두가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