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국민은 여당에 '대승'과 함께 '책임'도 줬다

2020-04-16     전수영 기자
전수영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민주화 시대 이후 여당으로서는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초접전을 벌였던 곳들이 많았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여당이 야당을 물리쳤다. 집권 여당이 전체 국회의원 수의 3분의 2를 차지하게 됐으니 개헌을 제외한 모든 입법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

20대 국회는 여야가 서로 물고 뜯으면서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들었다. 사사건건 이런 모습을 보면서 많은 국민은 답답해 했다. 협치라는 말은 사라진 지 오래됐고, 대화와 타협은 그저 먼 나라 얘기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로 여당은 막강한 권력을 얻게 됐다. 국정 후반기에 접어드는 문재인 대통령도 권력 누수 없이 편안하게 국정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대다수 국민이 여당에게 힘을 준 것이다.

그렇다고 국민이 권력만 준 것은 아니다. 권력과 함께 '책임'도 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나라가 어렵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은 헛웃음을 지었다. 확진자는 속출하는데 정부는 갈피를 잡지 못했고, 정치권은 책임 공방만 하고 있었다. 그랬던 것이 정부가 강하고 엄정한 자세로 사태 해결을 위해 애쓰는 모습에 국민은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게 됐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었던 코로나19가 오히려 정부와 여당에게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그렇다고 선거가 끝났으니 자화자찬하며 손을 놔서는 안 된다.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급 범위를 두고 말이 많았던 긴급재난지원금도 하루속히 국회를 열어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킨 후 지급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를 잡는 것만큼이나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바로 경제살리기다. 서민경제는 이미 바닥까지 내려갔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야 한다. 더욱이 누더기가 된 부동산정책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당선자 중 일부가 선거 과정에서 종합부동산세 인하를 언급하기도 했는데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당선되기 위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남발했다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심화되는 경제 양극화를 어떻게 막아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양극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도 나타났다. 당장 학교에 가지 못하면 점심을 굶어야 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지, 무료급식소가 문을 닫는 바람에 많은 노인이 배고픔을 참아야 했는지도 알게 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라고 유권자들이 집권 여당에 표를 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권력은 무한하다. 이제 곧 시작할 21대 국회도 4년 지나면 다시 선거를 해야 하고, 대통령 선거도 2년여 남짓 남았다. 국민이 준 권력과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이번 미래통합당처럼 참패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