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다음은 생물다양성"...'환경(E)', 범위 넓힌다
세계자연보존연맹, 2010년대 467만종 멸종...기존 주기보다 467배 빨라져 MSCI, 블랙록 등 생물다양성 강조...생물다양성에 대한 관리 요구
세계자연기금(WWF)은 전 세계가 공룡시대 이후 가장 큰 대멸종으로 향하고 있으며 10년 이내에 수백만 마리의 동물을 포함한 동식물 약 100만 종이 멸종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십년간 지구생명지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생명지수는 2만1000여개에 이르는 전 세계 포유류, 조류, 어류, 파충류 등의 개체군의 개체 수를 관찰하고 보여주는 지수다.
WWF는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1970년 대비 지구생명지수가 68% 하락했다고 밝혔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종 적색목록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잠자리를 비롯한 곤충과 경골어류, 청자고둥, 파충류 외에도 콩류, 외떡잎식물이 멸종위험 높음 등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며 야생동물 개체 수가 급감했다.
브램블 케이 멜로미스는 최초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아 멸종한 포유류다. 호주 토레스 해협에 위치한 산호섬에 서식하던 블램블 케이 멜로미스는 지난 2016년 공식적으로 멸종했다.
생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며 멜로미스가 사는 섬에 바닷물이 범람, 멸종한 것으로 추측했다.
멜로미스와 같은 멸종 사례는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구상의 생물종들은 평균적으로 100만 종당 매년 0.1의 비율로 멸종해왔다. 약 1000여 종 가운데 하나의 종이 1000년마다 사라지는 주기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은 이러한 주기와 달리 지난 2010년대에만 467만종이 멸종됐다고 발표했다. 기존 주기와 비교했을 때 멸종 주기가 매년 467배나 빨라진 것이다.
식물 역시 다르지 않아 250여 년간 571종이 멸종했다. 이는 같은 기간 멸종한 양서류, 표유류, 조류 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다.
하버드대학 생물학자 윌슨은 1980년대 후반 생물다양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후 생물다양성의 범위는 점차 확대되었다.
생물다양성은 균형잡힌 생태계 제공, 환경 정화작용, 질병 발생 저지 등의 활동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이때문에 멸종하는 생물의 종류가 늘어날 수록 환경 변화 역시 커지게 된다.
서식지를 잃거나 상위 포식자가 사라져 하위개체가 급증해 도심지역에 피해를 주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외에도 식량재배에 필요한 양분이나 작용을 하지 못해 식량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WWF 보고서는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로 야생종의 5분의 1 정도가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며 "지구와 인류의 건강을 위해 자연자원 낭비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ESG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생물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블랙록 역시 '자연자본'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기업들에게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지난해 7월 TNFD(자연 자본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테스크스)가 공식 출범했다. TNFD는 자연 자본에 대한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정보 공개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해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 세계자연기금(WWF) 등을 포함한 30개의 회원 단체가 모여 만들었다.
크레이그 공동위원장은 "자연 관련 데이터 공개는 금융기관과 기업이 정보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돕고 세계적인 생태계 위기 해결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