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현장점검] 'ESG 전도사' 최태원 SK회장···"2030년까지 세계 탄소감축 1% 책임지겠다"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은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ESG 경영에 앞장선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이는 'ESG 전도사'로 불리는 최 회장의 주문과 맥락이 닿아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딥 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변화)'를 역설한 바 있다. 구색 맞추기 식 ESG경영 보단 보다 구체적인 활동을 통해 ESG경영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이를 통해 최태원 회장은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를 SK가 책임지겠다고 공언했다.
■ 1조원 투자 '친환경 연구개발' 역량 집결
최태원 회장은 2020년부터 CEO 세미나 등을 통해 "그린사업 전략을 택한 관계사들이 결집해 전략을 실현할 방법을 함께 논의하고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비전 중 하나로 최 회장은 지난 1월 1조원 이상을 투입해 그룹 내 친환경 연구개발(R&D) 역량을 집결한 대규모 연구시설을 새로 짓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그룹 가운데 그린 비즈니스 전담 R&D 인프라를 조성한 것은 SK가 처음이다.
또 지난달 기후변화 대응과 재무성과를 연계한 정보를 공개하며 SK그룹의 ESG가치 실현을 구체화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환경이슈 대처가 인류 공통의 과제이며, 깨끗한 지구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책임과 의무임을 인식했다"며 "환경영역에 대한 현 수준 이상의 체계적·종합적 관리 필요성 체감해 환경경영전략 수립 및 지속적 성과관리 체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K는 RE100(100% 재생에너지 전환) 2040·탄소중립(넷제로·Net Zero) 2040을 추진 중이다.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기 위해 RE100 이니셔티브(Initiative) 멤버십에 지난 2020년 가입한 바 있다.
온실가스와 전력 소비량 관리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020년 SK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6만4014tCO₂e이며, 99% 이상이 전력 사용이다. SK는 앞으로 2030년까지 연 평균 약 7%의 상승할 것으로 보고 전력 효율을 갖춘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신기술을 도입했다. 신규 에너지 절감 방안 기획 등 추가적인 투자와 노력을 통해 매년 전력 수요량 3.5% 이상의 절감 목표도 세웠다.
이와 함께 SK는 재생에너지 전력 조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는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 기여를 위해 2021년 녹색 프리미엄 전력 5.7GWh 구매 태양광 자가발전 시설 발전용량 증대(150kW→650kW), 중장기 관점의 수소연료전지 도입 등 신재생 에너지 자가발전 확대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아울러 SK는 대기오염 저감, 에너지 절감 등 환경과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테크놀로지 친환경 솔루션의 발굴 및 사업화에 속도를 내는 한편, 친환경 제품 구매를 늘리며 환경 친화적 경영 기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SK는 수소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나스닥 상장회사 플러그파워사에 투자를 했다. 플러그파워는 수소 연료전지(고효율 차량용 연료전지 PEMFC), 전해조 기술, 수소 생산 인프라 기술, 수소 모빌리티 등 다수의 핵심 기술 보유한 기업이다. 또 SK는 '청록수소' 양산에 성공한 미국 스타트업 모놀리스사에 투자 했다. 모놀리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업화 단계의 청록수소 공정 기술을 보유했다.
SK 관계자는 "탄소배출량 감축 노력이 전혀 없다면 재무적 부담이 2040년까지 약 157억원에 이를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 활용, 자가발전, 데이터센터 전력효율화 등 다양한 감축수단을 선제적으로 실행해 재무 부담을 최소화하고, 감축에 따른 배출권 편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사회적 가치 18조원···"사회공헌 세계로 확장"
SK의 사회공헌 또한 재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사회적 창출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18조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런 성과는 최태원 회장이 구축한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이 큰 몫을 차지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이 곧 사회적 가치'라고 늘 강조해왔다. 사회적 기업이 ESG를 확산하는 필수 기반이라는 철학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강화해 나간 것이다.
이 중 최 회장은 우수한 인재 양성을 우선으로 보고, KAIST와 공동으로 '사회적 기업가(SE) MBA' 2년 전일제 과정을 개설했다. 역량 있는 청년 기업가를 양성해 지속 가능한 ESG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SK는 '사회성과인센티브'(이하 SPC)와 같은 자본시장 형성을 통해 소셜벤처도 육성하고 있다. SPC는 소셜벤처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한 뒤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SPC에 참여한 기업은 44개에서 288개로 증가했고 456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이 기간 참여기업의 총매출은 710억 원에서 4421억 원으로 6배가량 증가했다. 또 이들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는 2389억 원으로 측정됐다.
그 결과 SK그룹이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 총액이 1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7조원(60%)가량 증가한 수치다.
SK의 사회공언은 국내로 국한되지 않는다. 국제 기업연합체 VBA(Value Balancing Alliance), 하버드 경영대학원(HBS),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등 다양한 국제 파트너들과 협업해 사회공헌을 세계로 뻗어나간다는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SK가 지원한 소셜벤처들이 ESG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 모델로 사회성과는 물론 매출, 고용, 투자 등 재무적 성과까지 달성하면서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조성했다"며 "향후 사회공헌 활동을 해외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ESG위원회 신설···"넷 제로·RE100 추진"
SK는 지난해 3월 30일 이사회 의결에 따라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5인을 포함해 총 6인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는 SK의 중장기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 관련 주요 안건에 대해 검토하고 의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룹 차원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SV위원회, 환경사업위원회는 멤버사의 넷 제로 및 RE100 추진을 지원하고 있다.
SK 경영진은 친환경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친환경 솔루션 투자 및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주도하고 있으며, 협력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SK는 기후변화 리스크에 따른 재무적 영향에 대한 분석을 마쳤다.
우선 SK는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와 기회를 식별하고, 리스크 발생 요인 및 비즈니스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아울러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국가 탄소배출권 규제는 강화에 따라 탄소배출권 구매 등 재무적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SK는 "환경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중장기 방향을 제시하고, 경영진이 논의하고 검토해 환경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내재화하도록 리딩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 전략 수립 권한은 행복추진센터장(CSO)에게 부여했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