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7 보고서] "극적인 첫 합의 이뤄냈다"...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조성 합의하며 폐막
COP27,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조성 합의로 예정보다 늦은 20일 폐막...30년 만에 이루낸 결과 모든 화석연료 사용 단계적 감축 합의...온실가스 배출 면에서는 실패로 평가 받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최종 합의문인 '샤름 엘 셰이크 이행계획(Sharm El-Sheikh Implementation Plan)'을 채택하며 20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최종 합의문에는 '손실과 피해'에 관련된 기금 설립 합의가 포함되었다.
이번 총회에서 가장 중요도가 높은 주제인 손실과 피해는 국가 간 큰 이견을 만들다 이날 새벽, 긴 협상 끝에 최종 합의를 마쳤다.
셰리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 장관은 "우리는 오늘 샤름 엘 셰이크에서 30년 만에 첫 긍정적 이정표를 이뤄냈다"고 말하며 이번 합의안 마련을 평가했다.
보상 기금만으로 기후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게 완전한 보상을 이뤄낼 수는 없지만 향후 손실과 피해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바탕이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에 마련된 기금은 지난 1992년 유엔 환경개발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UNFCCC)이 채택된 이후 30년 만에 손실과 피해 기금 설립에 합의한 의미있는 결과로 평가받는다.
물론 여전히 기금을 어느 국가가 부담해야 할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피해 종류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
기후 피해를 입은 개발도상국과 이에 대한 천문학적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선진국 간 의견차가 명확하기 때문.
앞서 개발도상국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 대한 보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상하라는 주장이다.
반면 선진국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공식적 책임을 지고 보상을 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특별 기금보다는 녹색기후기금(GCF) 등 기존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기후변화 기금 설립 등을 통해 개도국의 피해에 대해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특히 ▲기금의 재원 마련 방안 ▲어떤 종류의 피해를 보상 대상으로 할 것인지 ▲언제부터 발생한 피해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등 세부계획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합의에 기금 마련을 강제할 장치가 빠진 것 또한 지적받는 부분이다.
이미 지난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COP16에서 선진국들은 개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2020년까지 매년 1000억달러 지원에 합의하고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선례가 있다.
기금의 운용방식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양측 인사들로 구성된 준비위원회(transitional committee) 설립을 통해 논의를 내년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이런 결과와 달리 기후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은 미흡했다.
COP27에서는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서는 석탄 발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기여하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모든 화석연료의 사용을 감축하자는 제안 합의에 실패하며 향후 배출 감면에 어려움을 겪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선진국 및 군소도서국 협상그룹(AOSIS) 등이 오는 2025년 이전까지 전 세계 배출량 정점 달성 촉구, 글래스고 기후합의의 석탄발전 단계적 축소, 화석연료 보조금 단계적 철폐보다 진전된 감축 노력 등을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못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합의에 대해 "정의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라 평가하면서도 "지구는 아직 응급실에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합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다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내년 11월 개최될 예정이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