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해양보호 쾌거 이뤘다!"... UN, 논의 시작 19년 만에 해양 보호 조약 합의
2004년 국제해양조약 논의 시작 이후 19년만의 역사적 성과...공해 30% 보호구역화
최근 긴 협상 끝에 전 세계 바다 보호를 위한 국제해양조약 합의가 이뤄졌다.
지난 2월 20일부터 미국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해양생물다양성보전협약(BBNJ) 5차 비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조약의 내용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 30%를 보호 구역으로 지정, 생태계를 보호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이외에도 공해와 심해저에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하고 이 지역에서의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또한 평가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한다.
이번 협약 내용은 구체적이거나 직접적이진 않지만 그럼에도 공해의 해양 생물 보호를 목표로 한 역사적 합의이자 강제성을 띠는 첫 조약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되고 있다.
기존의 해양 보호 협약의 배경이 된 '유엔 해양법 협약'은 1982년 체결된 만큼 광물 채굴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부족하고 기후변화 영향도 반영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해는 연안으로부터 370km 이상 떨어진 해역으로, 전 세계 바다의 60% 달하지만 국가 관할 밖에 있어 이중 단 2%만이 해양 보호구역으로 정해진다. 즉 대부분의 지역은 기후변화 및 환경적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바다는 다양한 생명체들이 대형 생태계를 이루고 있고 다량의 탄소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저장해 지구의 온도 상승 폭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실제 바다는 지난 수십년간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한 탄소의 4분의 1을 흡수했고 대륙에서 발생하는 열의 대부분도 흡수해왔다.
그러나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다는 최근 지나친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그린피스가 2021년 발간한 '위기의 바다를 위한 해결책 : 해양보호구역'에 따르면 공해는 무분별한 어업, 개발, 심해 채굴을 비롯해 해양 쓰레기, 기름 유출 등 오염에 노출되며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계 각국이 배출하는 폐수의 약 80%는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로 바다로 흘러들어가며 매년 최소 800만톤(t)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밀려들고 있다. 이로 인해 상어와 가오리 등 희귀 해양 생물종들이 줄어들기도 했다.
세계기상기구(WMO)도 현재 해양상태의 심각성을 지적한 바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기후현황 보고서를 통해 해수면과 수온 상승, 해양 산성화, 온실가스 집중도가 최고치에 도달했으며 이중 해양 산성화도는 지난 2만6000여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당 수치는 더이상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없는 상태가 가까워졌음을 뜻한다.
이어 "대기 중 온실가스량이 늘어나며 해양의 자정 기능에 한계가 더욱 빨리 당도할 수 있다"며 "해양산성화로 이산화탄소가 흡수되지 못할 경우 생태계 파괴를 우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양생태계 악화 심각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만큼 전 세계 정부는 해양보호를 위한 조약 체결의 필요성에 동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가별 입장 차로 인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에 걸친 정부간 회의에서 조약 체결에 실패했으며 '유엔 해양생물다양성보전(BBNJ) 협약 5차 정부 간 회의'에서도 해양 자원의 금전적 이익을 두고 국가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 협상에서도 해양유전자원으로 얻게 될 금전적 이득의 공정한 공유 등이 쟁점으로 부상해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예정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됐고 기존 예정 시한보다 하루가 더 지연되며 가까스로 합의에 도달했다.
전문가들은 "비록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기후위기 완화를 위한 해양보호의 새로운 도약"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