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산불의 원인은 기후변화?"...올해 산불 발생 건수, 벌써 지난해 절반에 달해
지난해 산불 756건, 지난 2012년 197건에서 10년간 4배 급등해 UN환경계획 보고서 "기후변화로 더 강한 산불 발생, 2100년까지 50% 증가할 것" 전망
4월 5일 식목일을 앞둔 주말, 강력한 산불이 전국을 강타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산림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산불 발생 건수는 756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이미 400건에 달해 지난해의 절반에 달하고 이미 2021년 수치를 뛰어넘었다. 2012년 197건에 불과했던 산불 발생 건수는 빠르게 늘어 10년 새 4배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산불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것이 기후 변화의 여파라고 경고하고 있다. 산불 발생과 기후변화가 서로 맞물림에 따라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의 발생 강도와 빈도가 늘어 대표적 탄소 흡수원인 산림이 훼손될 뿐 아니라 저장됐던 많은 양의 탄소가 한꺼번에 대기 중으로 배출되며 또다시 기후위기를 가속화는 악순환을 불러오는 것이다.
산불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자동차 700대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다. 산림과학원은 소나무 숲 1ha가 소실될 경우 약 5400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경제·환경 모든 측면에서 큰 피해를 끼치고 있다.
앞서 2일부터 4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53건으로, 이중 경북 영주, 충남 홍성, 금산·대전, 전남 순천, 함평에서 3단계 산불이 발생, 3091헥타르(ha)에 피해를 끼친 채 4일 오후 모두 진화됐다.
특히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충남지역은 관측 이래 역대 세번째로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으며 다른 피해지역의 강수량도 평년의 5~60%대에 불과해 산불 진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산불은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세계자원연구소(WRI)는 산불로 소실된 면적이 연간 3만㎢로, 2001년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달한다는 분석을 지난해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20년 동안 전 세계 산림의 4분의 1가량이 산불로 손실됐다고도 전했다.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었던 2019년 호주 산불은 6개월간 지속되며 1860만㏊를 태웠다.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도 서울시 면적의 7배에 달하는 104만㏊를 뒤덮었다.
미국 어바인대학 연구팀은 지난 2월 사이언스 지에 실린 논문을 통해 "전 세계에서 산불로 인한 탄소 배출이 2021년 다시금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고 발표했다.
덧붙여 지난해 북미, 유럽, 아시아 대륙에서 산불로 인해 17억6000만톤의 탄소가 발생, 지난 20년 평균의 1.5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1년 항공이동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의 2배에 달한다. 이어 연구의 대표 저자인 스티븐 데이비스 교수는 "산불은 온난화와 가뭄의 결과이며 앞으로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가 심화될 경우 상황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지난해 국립산림과학원은 기온이 1.5℃ 상승하면 산불 기상지수는 8.6% 오르고 2℃ 올라가면 13.5%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후 이미 약 1.1도 상승한 바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22년 2월,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로 더 강한 산불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산불이 오는 2030년까지 14%, 2050년까지 30%, 2100년까지 50% 증가할 것"이라며 내놓으며 빠른 대비책 마련을 촉구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