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리포트] COP28 개막까지 일주일... 화석연료 폐지, 손실과 피해 기금 세부내용 합의 이뤄질까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다.
지난 1995년 3월 독일에서의 회의로 처음 시작된 당사국회의 (COP, Conference Of the Parties)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가입국이 모여 기후 위기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해 11월 6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는 '손실과 피해' 기금 마련에 대한 합의가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COP27에서 마련된 손실과 피해 기금은 지난 1992년 유엔 환경개발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UNFCCC)이 채택된 이후 30년 만에 손실과 피해 기금 설립에 합의한 의미있는 결과로 평가받는다.
회의 내내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 피해를 배상하라'는 개발도상국들과 '공식적 책임 및 보상'에는 동의하지 않은 선진국들 간의 명확한 입장차를 확인하며 또다시 불발될 위기에 처했으나, 예정된 폐막일을 넘겨 극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다만 기금 성격, 재원 마련 방안, 구체적 운영 방식 등은 여전히 추후 협의 대상으로 남았고, 기금 마련을 강제할 장치가 빠진 것 역시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 2010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COP16에서 선진국들은 개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2020년까지 매년 1000억달러 지원에 합의하고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후 손실과 피해 기금 마련에 합의에 따른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 준비위원회(Transitional Committee) 5차 회의가 이달 초 열렸다. 앞서 열린 4차례의 회의에서는 기금의 운영 주체와 선진국의 자금 지원 등에 대한 국가간 이견을 보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나 5차 회의를 통해 합의에 이르렀다.
5차 회의에서 발표한 합의안은 ▲기금 관리는 세계은행이 4년간 맡고 ▲내년까지 기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주 내용이며 자금은 EU국가들과 미국 등 선진국들이 대부분 마련할 전망이다. 또 ▲선진국들의 기금 마련을 촉구 ▲그 외 국가들의 금액 재정 출연을 권고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합의안은 지난해 COP27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자금 마련 방안이나 규모는 합의 내용에서 빠져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이 내용은 또다시 COP28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COP28에서의 또 하나의 최대 쟁점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에 대한 합의 여부다.
지난 2021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에서는 단계적 폐지에 합의하고자 했으나 긴 협상 끝에 단계적 감축에 합의했고 지난해 COP27에서 이를 석유, 천연가스 등의 모든 화석연료로 확대하고자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폭염, 홍수 등을 비롯해 올해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해가 될 것이 확실시되며 화석연료 폐지 없이는 기후변화를 늦출 수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러한 공감대 형성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퇴출에 대한 합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COP28 사전 조율을 위한 ‘제5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부속기구회의(SB58)’가 이달 초 독일 본에서 열렸으나 화석연료 퇴출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한 채 별 다른 진전 없이 마무리됐다.
지난 COP27과 마찬가지로 이번 회담에서도 EU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요구할 전망이다. EU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입장문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COP27에서 산유국들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등이 이에 반대하며 '사용 중단'보다는 이산화탄소 포집 등 탄소 저감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해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간극을 좁히지 못했고 이번 사전회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2015년 국제사회가 파리 기후협정에서 합의한 기후변화 억제 목표이행에 대한 ‘전지구적 이행 점검(Global Stocktake, GST)'이 처음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며, 보건과 식량이 처음으로 주요의제로 포함되어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최근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2023 온실가스 배출량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3% 증가하고, 이번 세기말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은 3℃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주요 국가들이 지금이라도 NDC를 제대로 시행한다면 금세기말 지구 온도를 2.9℃ 이내로 억제할 수 있다"며 "개발도상국이 재정 및 기술 지원을 받아 배출량 감축을 시행한다면 2.5℃ 이내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드 알 수와이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사무총장 겸 특별대표는 최근 "우리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하는 중대한 순간에 서 있다"며 시급성을 고려하면 COP28은 최근 당사국총회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큰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