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토양의 날 맞아 토양 오염, 식량 안보 문제 재조명...COP28서 '농업과 식량보호, 기후행동선언' 채택

FAO, 전 세계 토양 33%가 중간 이상의 악화 겪고 있어...2050년에는 인구 전체 식량난 봉착

2023-12-05     곽지우 기자

매년 12월 5일 세계 토양의 날은 토양의 중요성을 알리고 토양보전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고자 유엔(UN)이 지정한 기념일이다. 

지난 2012년 제144차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이사회에서 태국정부의 ‘세계 토양의 날’과 ‘세계 토양의 해’ 지정 1년 후인 2013년 6월, 제38차 FAO 총회에서 제안이 승인됐다.

토양은 산업화 이후 빠르게 훼손된 대표적 자원이다. 최근에는 기후위기 심화에 따라 인간의 식량 안보와 직결되는 토양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현재 식량 생산의 3분의 1이 기후변화 영향으로 위기에 처해있으며 농업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온실가스 배출은 기후위기를 또다시 가속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전 세계 농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2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이미 2011년 FAO는 세계 토양의 25%는 심하게 훼손됐으며, 가장 심하게 훼손된 토양의 40% 가량이 서아프리카와 아시아 등 비교적 저소득 개발도상국에 집중되어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FAO는 2021년, '세계 식량농업을 위한 토지 및 수원지 상황'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토양의 33%가 중간 이상의 악화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50년에는 세계 인구 전체가 식량난에 봉착할 것"으로 봤다.

이어 오는 2050년까지 인구 증가에 따라 농업부문 생산량은 50%이상 늘리고 식량, 축산, 바이오연료 등도 지난 2012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세계적 수요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농업 생산지 증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토양 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며 최근 EU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토양 복원을 통해 기후, 식량위기에 대처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7월 유럽연합은 '토양 감시와 복원력에 관한 지침'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2030년 EU 토양전략'의 일환으로 토양건강을 관리감독하는 규제를 추진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지침을 마련해 토양건강의 기준을 정의하고 토양건강 감시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EU 내 토양은 61% 이상이 스스로 복원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훼손된 상태로, 식량, 탄소흡수 등 여러 분야에서 500억유로(70조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개막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도 처음으로 식량과 기후변화 문제가 기후위기 관련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번 회의를 통해 주요 의제로 첫 논의됐으며 그 결과, 1일(현지시간) '지속 가능한 농업, 복원력 있는 식량 시스템, 기후 행동에 관한 COP28 UAE 선언'이 나왔다.

마리암 빈트 무함마드 알헤리이 아랍에미리트(UAE) 기후변화환경부 장관 겸 COP28 식량 시스템 책임자는 1일 COP28에서 세계 지도자 134명이 이 선언문을 지지했다고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에 맞서는 동시에 기후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농부들의 삶과 생계를 보호하는 내용이 담겼다.

알헤이리 장관은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이루고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선 식량 시스템, 농업과 기후의 상호작용을 긴급히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KB금융그룹이 '지켜야 할 마지막 터전, 토양' 영상을 공개하며 토양 오염과 지속가능한 생태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토양을 오염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플라스틱을 소개,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