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외국 언론이 극찬한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외국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아 화제다. 미국의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한국의 음식물 쓰리기 재활용률이 98%에 달한다며 전 세계에 교훈을 준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음식물 쓰레기가 1년에 467만 톤 발생했다. 1인당 하루에 0.24kg의 음식물 쓰레기를 발생시켰다. 한국 음식이 반찬의 종류가 많은 데다 국물이나 찌개, 김치 등으로 매일 가정에서 배출되는 양을 보면 버려지는 음식물이 많음을 알게 된다.
환경부와 지자체가 이의 처리와 활용에 많은 힘을 쏟고 있는데 외국에서 이를 성공사례로 보았다. 단순한 성공사례를 넘어 세계 각국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도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잘 처리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WP는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의 98%를 재활용한다. 이것이 전 세계에 무엇을 가르쳐줄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다뤘다. 신문은 한국이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 대부분을 가축 사료와 퇴비, 바이오가스 등으로 재활용한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전국적인 음식물 쓰레기처리 시스템을 갖춘 국가라며 프랑스는 올해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하는 것을 의무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뉴욕 등 일부 도시들만이 비슷한 규정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률은 40% 정도. 미국의 연간 1인당 평균 배출량 137㎏에 달하는 데 이 중 60%는 땅에 매립된다. 땅에 매립된 음식물 쓰레기는 토양 오염은 물론 지구 온난화 주범 중 하나인 메탄을 뿜어낸다고 한다.
가끔 외국, 특히 미국에서 살던 사람이 한국에 와서 ‘한국은 쓰레기 버리는 게 너무 까다롭고 번잡스럽다’고 푸념하는 것을 보는데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외국의 경우 음식을 먹으면 음식 찌꺼기, 플라스틱 등을 비빌 봉지 등에 담아 한 번에 다 버리는 일이 많지만, 한국은 엄격하게 분리해야 하는데 이를 번잡스럽게 여긴 것이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20여 년 전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땅에 묻는 것을 금지하고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 재활용품의 분리배출을 의무화해 98%에 달하는 재활용률을 달성했다고 WP는 소개했다. 신문은 시민들의 의식, 분리배출, 종량제 시스템에 주목했다.
신문은 한국의 고층 아파트에는 음식물 쓰레기의 무게를 측정해 처리 비용을 물리고 있으며 단독 주택 거주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판매하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음식물 쓰레기를 담아 배출한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일반 쓰레기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한다. 가구나 전자제품 등은 동사무소에서 발급한 폐기물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나 일반 쓰레기를 많이 만들어낼수록 버리는 비용은 많아진다. 쓰레기를 줄일 수밖에 없다.
뭐든지 좋은 점만 있을 수는 없는 법. WP는 다만 한국의 경우 일회용품이나 동물 배설물 등의 불순물이 음식물 쓰레기에 섞여 배출돼 사료나 비료의 질이 하락한다며 이는 한국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음식물 쓰레기에 대나무나 나무로 된 이쑤시개를 버리는 경우가 많은 데 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물의 배설물이 음식물 쓰레기에 섞여 배출된다고 했는데 실제로 비율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지적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집에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가 1000만 구를 넘으면서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솔직히 한국이 쓰레기처리에 ‘극칭찬’을 받았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리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다. 쓰레기는 종이류, 페트병류, 비닐류, 유리, 금속, 스치로폼 등으로 분리해야 하는데 생각처럼 단순하지는 않다.
쓰레기 분리배출이 불편하기는 해도 WP가 한국을 모범사례로 들고, 각국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보도한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한국이 반도체, 통신, 인공지능, 전자, 자동차, 방산, 건설 등 여러 분야에서 앞서가는 데 음식물 쓰레기 배출까지도 모범사례로 꼽힌 것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