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가 출시 2년만에 차량용 오디오 스트리밍 장치인 '카 씽(Car Thing)'을 비활성화할 계획이라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선 2022년, 스포티파이는 카 씽을 차세대 자사 콘텐츠 확장을 위한 기기로 홍보해왔다.
이름 그대로 차량에 부착해 사용하는 카 씽은 터치 스크린과 음성 인식이 가능한 앱 탑재, 이를 컨트롤하기 위한 리모콘으로 구성되었다. 다만 내장 스피커나 별도 기기의 데이터 접속이 불가능하다.
일종의 차량용 MP3 기기인 셈이다.
당시 스포티파이는 카 씽을 보편화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초기에는 제품을 무료로 배포하고 일부 관계자들 시작으로 점차 판매 범위를 넓혀간 것이다.
이런 전략을 펼칠 수 있었던 건 스포티파이가 확보한 팟캐스트 덕분이었다.
스포티파이는 서비스 초기부터 라디오의 일종인 팟캐스트 콘텐츠를 확보해왔다. 유명 진행자를 영입하거나 독점 시리즈를 만들어내는 등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콘텐츠 강화를 해나간 것.
실제로 이런 스포티파이의 노력은 이용자 확보에 큰 도움이 되었다. 팟캐스트와 관련된 광고 매출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중 1위라는 위치를 공고히 한 것이다.
확실한 성과를 얻은 스포티파이는 이용자들에게 서비스 퀄리티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팟캐스트와 관련된 서비스를 확장시켰다.
AI 콘텐츠 번역 기능을 포함해 콘텐츠 제작자를 위해 청취자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앵커 서비스 등이 그 예다.
카 씽 역시 이런 확장 서비스의 일종이었다. 스포티파이는 오디오 콘텐츠의 특성 상 운전 중에도 자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카 씽을 출시했다.
운전 중에 조작하기 쉽도록 음성 인식 기술과 빠른 반응 속도를 가진 터치 스크린, 큰 회전 노브 등도 추가했다.
그러나 이같은 스포티파이의 노력은 실제 이용자들의 이용 형태를 파악하지 못한, 실패한 정책으로 남게 되었다.
이미 다수의 사용자들은 스마트폰과 차량용 거치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가 제시한 오디오 콘텐츠의 특성은 오히려 카 씽이 꼭 필요하지 않은 이유가 되었다.
이와 함께 몇 년 전부터 차량 자체에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 등이 지원되는 사례가 늘어났고 일부 전기차는 카 씽보다 더 넓고 쾌적한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스포티파이는 카 씽을 단종, 서비스를 종료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스포티파이는 현재 카 씽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2024년 12월 9일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음을 공식 웹사이트와 이메일을 통해 안내한 상태다.
한편 카 씽의 출시 당시 업계에서는 이미 "스포티파이는 자사 서비스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며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서비스를 얼마나 많은 이용자들이 사용해보고 싶어할지 의문이다"라는 부정적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데일리e뉴스= 임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