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포항 앞바다 석유 시추를 정쟁 삼아선 안 된다
[김병호 칼럼] 포항 앞바다 석유 시추를 정쟁 삼아선 안 된다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4.06.12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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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 시추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시추에 대한 갈수록 찬반 논란이 커지고 있어서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시추를 통해 산유국의 꿈을 실현해야 한다고 하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문제점을 부각하며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며 시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추 구멍을 하나 뚫는데 1000억원, 5개를 뚫으면 500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성공 가능성은 20%인데 이 정도면 매우 높다고 한다.

석유는 나왔다 하면 한국을 15번째 산유국으로 만들고, 국가의 부와 개인의 경제 상황도 좋아진다. 140억 배럴이 확인되고, 시추 작업이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외국 석유 수입을 현재의 반으로 줄여도 된다고 한다. 석유가 나오기만 하면 천지개벽이다.

유전 개발은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포항 앞바다 석유 시추의 성공률은 20%다. 성공률이 20%면 실패 확률은 80%라는 것이다. 성공보다 실패 가능성이 4배나 크다. 그럼에도 막대한 돈을 들여 시추에 나서는 것은 산유국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발표 후 논란이 이어지는데 11일에는 오중기 더불어민주당 포항북구지역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지열발전으로 촉발된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주민들은 아직도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안전보장 없는 석유 시추를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 시추 과정에서 단층대를 건드리면 지진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1일 “탐사 컨설팅 업체인 액트지오에 대한 진상규명 없이는 시추 예산을 늘려줄 수 없다”고 했다. 시추 사인 “액트지오가 세금을 체납해 법인 자격이 4년간 정지된 상태였음에도 석유공사가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한다.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의 발표 직후 탐사 확률이 20%인데 거액을 투자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고, 같은 당 추미애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이 답이다는 6행시를 올려 시추를 직격했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석유 발견에 ‘올인’한다는 방침이다. 김성원 국민의힘 에너지특위 위원장은 11일 국회에서 1차 전체 회의를 열었는데 첫 번째 주제로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에너지 안보가 중요한데도 일부에서 정부 자원개발 의지와 노력을 평가절하하고 가짜뉴스로 도배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특위에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석유와 가스 존재 가능성을 역설하고 올해 말 시추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석유와 가스를 전량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에너지 안보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포항 앞바다에 실제 140만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추를 해봐야 안다. 시추는 바닷속 4~6Km까지 구멍을 뚫어야 하는 데 5년도 걸리고 10년도 걸린다. 따라서 시추도 시작하기 전에 성공과 실패를 논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 기준가격으로 삼는 북해 유전은 시추 전에 성공 가능성이 10%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대박이 났다. 포항은 가능성이 20%다. 성공 확률이 높지만 이것도 시추를 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땅속의 일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석유 시추는 그 자체가 도박이고 리스크(Risk)다.

석유 시추같은 중대한 일을 두고, 정치 성향에 따라 찬성과 반대로 갈리는 것은 안타깝다. 석유 시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산유국이 될 수 있도록 정부를 믿고 기대감을 갖는 것이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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