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침투한 할리우드…파업 돌입
생성형 AI가 채팅형 소설을 쓰는 인간 작가의 자리를 위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장르소설 중 하나인 채팅형 소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소설과 달리 채팅형 소설은 인물들이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 받는 형태를 취한다. 배경, 서술 묘사 대신 모든 이야기 전개나 설명이 오로지 채팅창 안에서 이뤄지며 스토리에 따라서는 영상이나 이미지가 배치되기도 한다.
과거 유행했던 인터넷 소설의 또다른 변형이자 복합 숏폼 콘텐츠인 셈이다.
이같은 채팅형 소설은 긴 글보다 짧은 글, 이미지, 영상을 선호하는 Z세대와 알파세대를 주 독자층으로 삼고 있으며 등장인물이나 상황에 대한 몰입도를 올리기 용이하다. 뿐만 아니라 제작비용과 시간 부담도 기존 소설보다 적다는 특징이 있다.
문제는 이같은 채팅형 소설이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채팅형 소설은 앞서 설명한대로 비교적 간단한 형태, 적은 비용 등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독자들의 읽는 속도도 다른 소설보다 빠르다.
그러다보니 굳이 전문 작가를 고용해 오랜 시간 동안 질이 높은 작품을 만들기보다 가능한 많은 작품을 공급하고 싶은 게 제작사들의 입장이다.
AI는 이같은 요구에 적합하다.
일부 키워드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몇 초, 길게는 몇 분 내에 스토리를 완성시켜주기 때문이다.
실제 챗GPT에 몇 가지 키워드를 넣어 소설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한 편당 약 1분 내외로 나타났다. 물론 구체적으로 서술된 소설이 아닌 줄거리에 가깝지만 스토리의 기승전결이 모두 나와있으며 등장인물의 이름, 소설 제목도 AI가 새롭게 창작해냈다는 점에서 작가의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는 건 분명했다.
물론 AI가 쓰는 소설은 분명 헛점이 많다. 문맥이나 문장이 어색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직접 다듬어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 수정해 사용한다면 충분히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존 소설보다 제작이 편한 채팅형 소설은 AI로 대체하기 가장 손쉬운 대상으로 꼽히는 것이다.
사실 작가는 AI가 발전할 수록 사라질 직업의 대표 주장이다. 기술적인 면에서 뛰어난 강세를 보이는 글쓰기 AI 서비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AI가 쓴 글도 이전에 비해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추고 문장이 자연스러워지는 등 질적 향상도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아예 AI를 활용해 쓴 작품만을 수집하는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렇듯 일반적인 소설에서 AI 진입이 익숙해진 가운데 장르소설에서의 침투는 더욱 손쉬워졌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 웹소설계에 AI가 도입되는 걸 그대로 방치한다면 다음은 문학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생성형 AI에 대한 제도적 조치가 시급해지자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AI 규제법 초안을 마련했다. EU는 지난 5월 EU 전역에서 챗GPT, 미드저니 등 AI 체계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 관련 입장을 채택했다.
챗GPT나 미드저니 등 이용자의 특정 요구에 따라 결과를 만들어내는 ‘생성 AI’가 만들어낸 글이나 이미지는 사용자에게 기계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고 명확히 알리는 등 투명성 강화 조처도 포함했다.
하지만 AI규제법 역시 2021년 4월 집행위의 초안 마련 이후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EU의 IT비즈니스 규제 조치에는 혁신을 방해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인간의 저작물과 생성AI로 만든 결과물을 구분할 수 없게 되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범죄에 악용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혁신에 대한 규제는 필요성이 정립됐다. 윤리적 판단을 배우는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키웠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3월 벨기에의 한 남성이 챗봇과 대화를 하다 자살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AI 위험도에 대한 경각심은 더더욱 커졌다. AI가 사람의 일자리는 물론, 목숨까지 앗아가는 이때 AI에 대한 규제는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e뉴스= 임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