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중국에서 반간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 교포나 사업가, 여행가, 학생 등 외국인이 중국에서 특별히 조심해야 할 게 반간첩법인데 한국인이 처음으로 체포됐다.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 50대 A씨가 지난해 말 간첩 혐의로 체포됐는데 개정된 반(反)간첩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가 29일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 린 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한국 공민(시민)은 간첩죄 혐의로 중국 관련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영사 통보를 진행했고, 대사관 영사 관원 직무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법치 국가로, 법에 따라 위법한 범죄 활동을 적발했고, 동시에 당사자의 각 합법적 권리를 보장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한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했던 A씨가 중국의 반도체 관련 정보를 한국으로 유출했다고 의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보를 유출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중국의 발표가 유일하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정보 유출 여부가 아니다. 반간첩법이 외국인에게 얼마나 무서운 법인지 똑바로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마음먹기 따라서는 누구든 반간첩법 위반으로 체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간첩법은 도대체 뭘까. 반간첩법은 ‘국가 안전 이익에 관한 문건’ 등의 기밀 정보를 절취·정탐·매수·불법 제공하는 것을 간첩행위로 본다. 국가 이익에 관한 문건은 매우 포괄적이라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된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반간첩법으로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는데 중국 국가안보 및 이익과 관련된 자료는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면 지도, 사진, 통계자료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스마트폰·노트북 등 전자기기에 저장하는 행위는 구속 사유가 된다.
또 군사시설, 주요 국가기관, 방산업체 등 보안 통제구역 인접 지역에서의 촬영 행위, 시위 현장 방문과 시위대를 직접 촬영하는 행위, 중국인에 대한 전도, 야외 선교 등 중국 정부에서 금지하고 있는 종교 활동 등은 반간첩법 위반이 된다.
인터넷 검색도 마음대로 못하고, 자료를 노트북에 저장해도 안 된다. 사진을 함부로 찍어도 구속 대상이다. 시위 현장을 방문해도 반간첩법 위반이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종교 활동을 해도 구속 사유가 된다.
반간첩법은 외국인의 활동을 극도로 제한하는데 중국에 잘못 갔다가 구속된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외국인이 중국에 갔다면 조용히 밥만 먹고 지내야 할 판이다. 구속될 위험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을 여행하거나 체류할 때는 어디서 무슨 이유로 구속될지 모른다. 한국인이 반간첩법으로 첫 구속됐는데 일본인은 17명이 구속됐다. 반간첩법을 위반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구속, 추방 및 10년 이내 입국 금지될 수 있다고 하니 중국에선 그저 몸조심이 최고다. 중국 갈 땐 몸조심 해서 구속되는 일이 없도록 각자 조심해야 한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