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환경 파괴 논란에도 알래스카 주 유전 개발 사업 ‘윌로 프로젝트(Willow project)’를 승인했다. 이로 인해 환경단체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전 탐사기업 코노코필립스는 '윌로 프로젝트'의 진행을 위해 알래스카 국립석유보호구역(NPR) 내 5개 부지의 개발을 추진, 이중 3곳이 정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뉴욕타임즈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총 80억달러(10조4200억원) 규모의 투자로 향후 30년간 6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를 생산하는 윌로 프로젝트를 일부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윌로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지역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유전 개발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당초 윌로 프로젝트는 이미 트럼프 정부에서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측은 윌로우 프로젝트가 환경과 야생 생물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환경단체와 알래스카 원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이들은 윌로 프로젝트가 북극곰과 순록 등의 서식지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노던 슬로프 지역의 생태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개발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알래스카주 연방법원 측은 환경단체와 알래스카 원주민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윌로 프로젝트의 환경 및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불과 2년 만에 바이든 정부에서 다시금 윌로 프로젝트가 떠오르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전이던 2020년부터 '2050 넷제로 달성'을 공약으로 삼을 정도로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만큼 이번 윌로 프로젝트 승인은 그간의 행보와는 정반대 방향인 셈이다.
실제 윌로 프로젝트로 인해 석유가 생산된다면 30년간 2억8000만톤에 달하는 탄소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추가 탄소 발생량 역시 연간 920만미터톤으로, 200만대의 차량이 도로 위에 늘어난 것과 같은 양이다.
이때문에 그린피스 및 '연합체 사람vs화석연료(People vs. Fossil Fuels)' 측은 "이번 프로젝트는 '배신'이자 '기후 재난'"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를 위해 소셜미디어 상에서 '#윌로중단(stopwillow)'이라는 해시태그 확산 운동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또다른 환경단체인 어스 저스티스의 애비게일 딜런 회장은 "정부가 계획을 수정하려는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프로젝트의 위법성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며 "프로젝트가 통과 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 달리 알래스카 주정부와 의회, 주민들은 이번 사업 승인으로 인해 2500여개의 일자리와 170억달러(22조1800억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 창출을 기대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나그룩 하차렉 원주민 단체 연합 회장은 "알래스카 지역에 절실히 필요한 교육과 의료 서비스 등을 위한 자금이 되어 국가와 연방 정부에 의존하지 않게 해줄 수 있다"며 지지 입장을 표했다.
정부는 찬반이 나뉜 이번 상황에서 NPR 내 1300만에이커(5만2609㎢) 이상의 야생동물보호 등을 위한 특별구역으로 지정, 석유 시추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으며 인근 북극해의 280만 에이커(1만1331㎢)에 대한 석유·가스 개발을 위한 부지 임대도 무기한 금지하기로 했다.
이어 백악관 측은 "테셰피크 호수를 비롯해 우투콕 고지, 콜빌 강, 카세갈루크 늪, 피어드만 특별 구역을 보호지역으로 선정해 고래나 바다표범, 북극곰 등 해안지역의 야생동물 서식지가 개발로부터 영구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도 일부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보호 조치가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크리스틴 몬셀 생물다양성센터 선임변호사는 "북극 일부 지역을 파괴하면서 또다른 지역을 보호하겠다는 정부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며 빠르게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