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25년까지 판매 차량의 50%를 전기차로 전환, 2030년에는 100% 전기차 및 수소차량과 같은 무공해차 생산 판매를 목표로 삼은 바 있다.
지난 2021년은 내연기관 차량이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전기차 보급이 활발해졌던 시기다.
대다수의 완성차 업체는 이런 풍조에 2030년까지 전기차, 수소차 같은 무공해차 전환을 완료하겠다고 선언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외에도 볼보, 현대차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GM 등이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계획을 공개했다.
이중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는 향후 10년 동안 내연기관차 기술을 개발해 2027년에 새로운 라인업을 선보이고 2030년까지 끌고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당시에는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전환 목표와 주요 국가들의 보조금 지급이 맞물리며 전기차 판매는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이어질 경우 2030년까지 전 세계에 2억3000만대의 전기차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1년 기준 등록된 미국 내 차량 수와 비슷하다.
그러나 전기차 보급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체기에 빠졌다.
전기차 구입 의사가 있는 소비자들은 이미 구입을 완료한 상태이며 자동차의 특성상 단기간 내 추가 구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또한 각국의 정부들이 보조금을 줄이거나 축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기차 충전소 구축 사업과 같은 인프라 확장에 집중하는 대신 신규 전기차 구매 지원을 최소화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에너지 및 광물 가격 변동, 설비 투자 지연 등 변동요소가 늘어나며 전기차 시장 수요는 보다 줄어들 것이란 추측이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이 정체기에 돌입한 만큼 완성차 업체들의 관련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관련 수익 감소는 결과적으로 이들이 목표로 삼은 2030년까지의 전기차 전환을 위한 기술 개발 속도의 저하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최근 전기차 관련 기술 중 가장 관심도가 높은 배터리 에너지 밀도 개선이나 보급형 모델 개발도 이전 대비 축소될 전망이다.
비탈리 골롬브 투자은행가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높은 출고가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전기차의 판매 둔화는 해당 분야 뿐 아니라 매출 전체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그럼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전기차 전환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정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