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실적에 희비가 엇갈렸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하나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의 여파로 나홀로 적자 전환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50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했다.
KB증권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4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1.4% 증가했다. 자산관리(WM)와 트레이딩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됐고 영업외손실이 줄어들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KB증권은 3분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1% 늘어난 170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다만 3분기 순이익은 트레이딩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 영향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정체로 전분기보다는 4.2% 감소했다.
KB증권 측은 “WM부문은 금융상품 운용자산(AUM) 증가 등 외형 확대와 더불어 질적 성장세를 지속했고, 트레이딩부문은 금리하락 국면에 선제적 대응을 통해 채권 및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수익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금융(IB) 부문은 부채자본시장(DCM), 주식발행시장(ECM) 리그테이블 1위를 지속했으며 인수금융 1위에 올랐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15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5766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3% 증가한 것이다.
하나증권은 올해 3분기 전분기 대비 22.7% 늘어난 50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대체투자 여파로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WM 부문의 고객 수 증대와 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
지난 8월 출범한 우리투자증권도 첫 실적 발표에 나섰다. 우리투자증권은 3분기 순이익 60억원, 누적 순이익 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것이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흑자 전환했다.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금융사고의 여파로 3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중 1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9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1300억원대 금융사고를 냈고, 이 손실이 실적에 반영됐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식위탁수수료 감소 및 3분기 중 파생상품 거래 손실 영향으로 1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며 “해외주식 위탁매매수수료가 증가하고, 금융상품 수수료이익이 증가했으나 3분기 파생상품 거래 손실 영향으로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한 증권사들이 IB 부문의 수익 개선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4분기에도 이 같은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IB 영업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PF 사업에서 이익이 늘어나는 증권사가 많아졌다”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한국은행도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시장금리가 하향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이며 증권사에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장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