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개학 연장되며 하루 세끼 챙겨먹는 '삼식이' 증가
공장 멈췄지만 재가동하면 야근 늘어날까 남편은 벌써 '피곤'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부품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공장이 가동이 중단되고, 일부 사업장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들이 발견되며 사업장을 잠정 폐쇄하고 있다. 각급 학교의 입학식은 취소되거나 뒤로 연기됐고, 개학도 3월 9일로 또 미뤄졌다.
외부 출입을 삼가며 인터넷쇼핑몰에 주문이 폭주하며 많은 쇼핑몰에서 생필품은 이미 동이 났으며, 언제 재입고가 될지 모른다. 주부들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간다.
인천에 거주하는 황모(46) 씨는 오늘도 인터넷쇼핑몰에서 식료품 몇 개만을 사고는 쇼핑을 포기했다. 밤에 주문하면 아침에 상품을 받을 수 있어 매우 유용하게 이용했지만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인터넷쇼핑몰로 주문이 폭주, 대부분의 상품들이 '일시품절'이 됐다. 그나마 남아 있는 상품도 '광클릭'을 하지 않으면 구매하기 힘들 정도다.
다른 인터넷쇼핑몰 사정도 비슷했다. 유명 쇼핑몰, 심지어 농가가 직접 운영하는 쇼핑몰을 방문해봐도 이미 대부분이 품절이거나, 밀려드는 주문으로 배송일이 지연될 수 있다는 공지문이 게재돼 있었다.
동네 슈퍼를 가봤지만, 신선식품은 찾아보기 힘들고, 그렇다고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릴까 꺼림칙하다. 최근에 인근 동네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있어 더더욱 밖에 나가기가 무섭게 느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3이 되는 큰아들과 중학교에 진학하는 작은아들의 겨울방학이 또다시 일주일 연기돼, 하루 세끼 모두 황 씨가 책임져야 한다. 예정대로라면 큰아들은 방학이 끝나 학교에 등교해야 하지만 이미 한 주 연기됐던 개학이 또 일주일 연기됐다.
이러다가 수업일수를 맞추기 위해 여름방학이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든다. 고3이라 올 한 해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개학이 미뤄진 큰아들의 스트레스를 받아주는 것이 더 힘들 따름이다.
작은아들은 방학이 길어져서 좋아하지만 밖에서 놀지를 못하니 집에서 휴대폰으로 게임만 한다. 뭐라고 하고 싶지만 놀 수 있는 해방구가 없으니 어쩔 수 없어 황 씨는 이내 포기한다.
'애들의 방학은 곧 엄마의 개학'이란 말을 실감하고 있는 황 씨는 하루속히 코로나19가 진정돼 두 아들이 정상적으로 학교에 가기를 바랄 뿐이다.

황 씨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남편 소식을 들었다. 대기업 계열 생산 공장 관리직으로 있는 남편이 얼마 전부터 출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중국에서 일부 부품이 들어와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수입이 제대로 안 돼 공장 가동을 멈췄다는 것이다.
금방 끝날 것 같았던 공장 가동 중단이 조금씩 길어지면서 지인의 남편이 불안해한다는 것이다. 주문은 밀려 있는데 그 주문을 모두 처리하려면 평소보다 근무시간보다 더 일을 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금씩이라도 부품이 들어와 제품을 납품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지인 남편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라는 것이다.
지인도 그 남편도 가족 모두가 집에 있는 것이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도 있다고 한다.
황 씨는 "국민 모두가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주부들이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19로 죽으나 힘들어서 죽으나 하는 심정이다"며 "정부와 국민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확산을 막기 위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니 답답할 뿐이다. 하루빨리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