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조직 고도화, 전산시스템 구축, 현장 인력 확충으로 내부통제 수준↑
내부자 신고제도 활성화 집중 “온정주의·연고주의 배격해야 내부통제 단단”

지난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등으로 홍역을 치른 우리은행이 올해 내부통제와 관련, 벼랑 끝 전략을 펴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자세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꺼내 드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2025년 경영목표의 하나로 ‘고객신뢰 확립’을 선언하고 정진완 은행장부터 “고객과 시장의 신뢰 회복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임원, 지점장들부터 내부통제에 직접 나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 기업문화 재정비 ‘박차’
우리은행은 올해 변화와 쇄신을 통해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회복하는 원년으로 삼는다는 각오를 되새기고 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차기 은행장 추천 직후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로 실추된 은행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통제 전면적 혁신과 기업문화의 재정비에 우선적 목표를 두겠다”며 “신뢰받는 우리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후 취임과 함께 ‘신뢰 회복’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설정하고 ▲지켜야 하는 것 ‘신뢰’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 ‘고객 중심’ ▲바꿔야 하는 것 ‘혁신’ 등 세 가지 핵심 경영 방침을 제시했다.
우리은행은 내부통제를 위해 내부통제 조직을 고도화했다. 지난 연말 조직개편에서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해 책무구조도 이행 등 책무관리 업무의 충실도를 높였다.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를 준법감시인 아래로 모아 재배치함으로써 일부 중복되는 내부통제기능을 제거했다. 이로써 영업점 직원들의 중복된 업무량은 현저하게 줄이는 대신 내부통제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 한층 더 내실을 기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정보보호 ▲자금세탁방지 등 조직 간 사각지대 없는 내부통제 구현을 위해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도 신설키로 했다.
지주와 은행 통합조직으로 운영하던 리스크관리그룹은 지주, 은행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금융시장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를 실행하기 위해서다.
정 은행장은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가 돼야만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내부통제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 “선제적 금융사고 예방”
우리은행은 조직개편에 이어 선제적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이상거래 감지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밝힌 ‘이상거래에 대해 미리 검사 착수 시그널을 제공하는 전산시스템’이다.
지난달 오픈한 우리은행의 ‘이상징후 검사시스템(FDS)’은 금융사고 패턴을 이용해 이상징후를 탐지한다.
검사시스템 구축으로 우리은행은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시나리오 기반 부정거래 검사시스템을 현업에 도입하게 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해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대출 취급시 연소득 허위 입력 ▲허위 자금용도 증빙자료 제출 ▲고객 몰래 정기예금 해지 후 편취 등 기존에 발생했던 사고 사례나 사고 취약 유형에 대해 대량의 거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기반으로 영업점 업무 마감 시간 이후 특정한 이상 거래 징후 등을 탐지할 수 있는 행동 패턴 시나리오를 생성해 동일 유형의 사고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 패턴 시나리오에 따라 이상거래가 발생하면 검사시스템 모니터링을 통해 거래가 탐지되고, 담당 검사역에게 알림과 자료를 보내 즉시 검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영업점의 다양한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은행은 ▲금융사고 패턴 분석 및 시나리오 생성 ▲내부통제 DB(Data Base) 구축 ▲모니터링 시각화 대시보드를 개발했으며, 이 시스템 오픈으로 고위험 시나리오 기반 최신 데이터를 추출해 검사에 활용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FDS’ 구축은 우리은행 통합 내부통제 체계 구축을 위한 선행 단계로, 이번에 활용된 행동 패턴 시나리오는 향후 AI를 기반으로 한 통합 시스템 구축시 중요한 초석이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금융사고 패턴 기반 ‘FDS’는 개별 거래에서 탐지할 수 없는 금융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금융사고 모니터링을 통해 반복되는 동일 유형의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FDS’를 적극 활용해 부정행위 사전 탐지 등 빈틈없는 내부통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장 내부통제 인력 확충 “사고 허점 막는다”
내부통제 조직 고도화, 이상징후 검사시스템에 더해 현장 내부통제 인력도 대폭 확충했다.
우리은행은 영업현장에 ‘내부통제관리역-내부통제전문역-내부통제지점장’으로 구성된 내부통제 3중 관리체계를 도입했다. 내부통제 관련 각종 시스템 개선과 함께 영업현장에 내부통제 전담인력을 대폭 늘려 사고 허점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의 내부통제는 전국 주요 거점 영업점에 배치된 148명의 내부통제관리역이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월 전국 영업본부마다 내부통제전문역을 각 1~2명씩 충원해 총 57명을 신규 배치했다.
이들 내부통제전문역은 해당 영업본부 특성에 맞는 테마 점검과 함께 산하 영업점들에 대한 월별 정기감사를 수행하고 있다.
내부통제지점장은 전국 29개 영업본부에 배치됐으며, 내부통제전문역과 관리역들의 팀장 역할을 맡아 영업현장 내부통제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 내부고발 권하고 내부고발자 보호 장치 강화
우리은행은 직원 간 견제를 위해 내부고발제를 활성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내부고발 전용 창구를 마련하고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 장치를 강화해 ‘내부통제’를 조직문화로 녹여낸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전문업체 레드휘슬이 제공하는 익명 신고 시스템 ‘헬프라인’을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면 직원들은 아이피(IP) 추적이나 신원 노출의 우려 없이 내부 비위를 검사본부 소속 담당자에게 제보할 수 있다. 검사본부도 해당 채널을 통해 익명의 신고자에게 처리 결과 등을 통지할 수 있다.
안전한 내부고발을 위한 조치 뿐 아니라 내부고발자 보호 장치도 강화했다. 내부제보 관련 조사를 진행할 때 참여자에게 비밀유지 서약서를 받고 비밀보장 의무를 위반하면 징계할 수 있게 한 것.
또 임직원이 내부고발자와 조사에 협조한 직원 등을 알아내려고 하거나 이를 지시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아울러 내부자 신고로 금융사고를 막은 경우 최대 10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정진완 은행장도 ‘온정주의 타파’를 강조하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조직문화 조성에 힘을 실었다.
정 행장은 지난달 23일 열린 ‘2025년 경영전략회의’에서 “내부자 신고제도는 당연한 문화가 돼야 한다”며 “‘사고 직원은 동료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온정주의 및 연고주의를 철저히 배격해야 내부통제가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장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