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흑자전환에 유통업계 '호평'··· IPO는 '글쎄'
티몬 흑자전환에 유통업계 '호평'··· IPO는 '글쎄'
  • 김태희 기자 alttab235@naver.com
  • 승인 2020.04.05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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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으로 유통업계 매출량 늘어
"흑자 전환은 유의미하나 고작 한 달 실적"

[데일리e뉴스= 김태희 기자] 흑자전환에 대한 티몬의 예측이 맞아 떨어졌다.

티몬이 창사 10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흑자를 기록하고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만년 적자'를 벗어난 변곡점으로 의미를 두고 있다. 이진원 티몬 대표의 '수익 경영'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상장과 관련해 금융투자업계의 반응은 시원찮다. 성장성을 두고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아 좀 더 실적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진원 티몬 대표. (사진=티몬)
이진원 티몬 대표. (사진=티몬)

◆ 이진원 티몬 대표의 사업 체질개선··· '예견된 흑자'

티몬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흑자전환을 예견해왔다. 월 1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해오다가 지난해 말 10억원 중후반대로 진입하면서 적자 폭을 크게 개선했다. 실제로 올해 3월에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이 대표의 능력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확고한 '수익 경영'이 부임 후 10개월 만에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앞서 이 대표는 "최저가 상품을 팔기 때문에 업계에서 적자가 필연적인 것처럼 포장하지만 커머스는 돈을 버는 게 우선"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이 대표가 꺼낸 카드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상품기획(MD), 타임커머스다. 이 삼박자가 맞물리면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었다.

이 대표는 가장 먼저 '슈퍼마트' 사업을 접었다. 규모의 경제를 강조하며 밑 빠진 독처럼 투자금을 잡아먹던 직매입, 직배송 구조에서 벗어난 것이 유효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쇼핑 거래규모가 워낙 커 비용을 줄일 수만 있다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문제는 출혈경쟁 속에서 '비용을 줄여 살아남을 수 있는가'였다.

티몬은 슈퍼마트를 철회하고 '타임커머스'로 고객을 붙잡았다. 타임커머스는 날짜, 요일, 시간대별로 최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한정된 물량을 정해진 시간에 공급하면서 판매자와 소비자, 플랫폼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 티몬의 설명이다. 

명절이나 발렌타인데이, 5월 가정의 달, 블랙프라이데이 등 특정 날짜에 최저가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유통업계 할인공식의 근본이다. 하지만 특정 날짜에 고객이 몰렸다가 빠지면서 지속적으로 매출을 보장할 수 없었다. 타임커머스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매일 ▲자정 '1212 타임' ▲오후 4시 '간식타임' ▲타임어택 ▲100초어택 ▲10분어택 등 24시간을 세분화했다.

현재 티몬이 진행하고 있는 '타임특가 딜'. (사진=티몬홈페이지)
현재 티몬이 진행하고 있는 '타임특가 딜'. (사진=티몬홈페이지)

이는 싸게 구입했다는 '소비경쟁 심리'를 제대로 공략했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실시간으로 가격을 검색한다. 같은 제품을 100원이라도 비싸게 주고 사면 손해를 봤다고 여긴다. 반대로 최저가 상품을 구입하면 성취감을 얻는다. 티몬을 중심으로 '지금 당장 필요하진 않아도 최저가니까 사야 돼'라는 소비트렌드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로 티몬의 지난 2개월 연속구매고객은 전년 대비 44% 늘었고 평균 3일에 한 번씩 쇼핑할 정도로 중복 구매율이 올랐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이전처럼 할인쿠폰을 남발하지 않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구매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쿠폰이 없어도 분당 1만 여개가 판매되는 품목이 생기는 등 타임커머스는 실적으로 이어지며 월간 흑자의 초석이 됐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손실 고객' 비중도 지난해 1분기 37%에서 4분기 20%로 감소했다.

타임커머스를 성공하게 한 핵심은 제품이다. 타임커머스는 짧은 기간, 물건을 모두 판매하고 싶은 중소기업과 이해관계가 상충한다. 이 대표는 이러한 중소기업제품에 초점을 맞췄다.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티몬의 타임커머스는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많은 고객을 만나는 '짧고 굵은' 창구인 셈이다.

플랫폼과 소비자의 이익이 판매자의 손해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이에 티몬은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티몬에서 딜을 진행한 상위 100여개 파트너사 평균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 상위 1만 개 파트너사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평균 매출이 23% 증가했다.

타임커머스의 효과를 자체적으로 입증한 티몬은 올해 초 '국내 최초 소셜커머스'라는 수식어를 버리고 '타임커머스'로 본격 전환했다.

◆ 코로나19와 시기 겹쳐…일시적인 효과인지 검증 필요   

티몬의 유의미한 실적이 거품이라는 의견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와 티몬의 흑자 전환 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다. 지난 2개월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시작하면서 유통업계 전체 소비가 온라인쇼핑으로 몰리는 전례 없는 현상이 발생했다.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효과'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흑자전환을 예고했던 티몬의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다는 표현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며 "유통업계 자체가 워낙 격동하고 있고 소비흐름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한 달 실적으로 판단하기 보단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고 나서 정상 실적을 살펴보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에 티몬은 코로나19로 인한 효과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전체 매출 규모가 커질 수는 있겠지만 '팔면 적자'인 구조에서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았어도 수익을 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흑자전환은 수익성 개선에 의한 것으로 사업 체질개선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티몬 관계자는 "특정 상품군으로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타임커머스를 중심으로 수익이 발생했다"며 "이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고, 지난해 12월부터 적자 폭을 크게 개선해 월·분기별로 설계한 실적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티몬이 발표한 2018~2019년 분기별 에비타(EBITDA) 지표(왼쪽)와 2019~2020년 분기·월별 에비타 지표. (자료=티몬)
지난해 12월 티몬이 발표한 2018~2019년 분기별 에비타(EBITDA) 지표(왼쪽)와 2019~2020년 분기·월별 에비타 지표. (자료=티몬)

◆ IPO 추진 내년 상장 목표··· IB업계 반응은 '싸늘'

월간 흑자 전환으로 탄력을 받은 티몬은 내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성장성평가 특례 상장제도, 일명 '테슬라 상장'을 활용한다. 테슬라 상장은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이 있다면 주관사 추천으로 코스닥 입성을 허용한다.

티몬은 이달 중 주관사를 확정짓고 빠르게 IPO를 여는 것이 목표다. 티몬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달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미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전달하고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도 열었다. 하지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RFP를 받은 일부 증권사들은 이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주요인은 시장이 판단하는 기업 가치와 기대치 사이의 괴리감이다. 티몬이 원하는 코스닥 공모가는 4000억원 수준으로 높다는 지적이다. 티몬은 2018년 연결기준 매출액 5006억원, 영업손실 1279억원을 기록했다.

상장을 통해 4000억원 이상을 조달할 계획이라면 기업 가치는 최소 1조원 이상이 돼야 한다. 하물며 티몬은 2018년 기준 자본금 59억9317만원, 자본총계 –4346억8505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최대주주가 PEF 운용사라는 점도 한몫을 한다. PEF 특성상 끝내 매각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상장 추진 시 주관사가 부담해야하는 풋백옵션(환매청구권) 역시 꺼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소식이 지난달 IB업계에 퍼지면서 상황이 어려워지자 한 달 흑자전환을 공개해 분위기를 전환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2018년 티몬의 포괄손익계산서를 보면 영업수익이 5006억원인 것에 비해 영업비용이 6285억원에 달한다. 티몬이 주장하는 대로 비용을 절감해 사업체질개선에 성공했다면 이달 중 발표하는 감사보고서에 소폭이나마 유의미한 지표가 담겨있을 것이다.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의 경쟁 심화도 문제다. 티몬은 동종업계 중에서도 외형적으로 규모가 가장 작다. 2018년 기준 거래액 규모는 쿠팡 9조원, 위메프 5조4000억원, 티몬 4조원 수준이다.

게다가 G마켓과 옥션, 11번가, 마켓컬리 등과도 시장점유율을 나누고 있다. 식품업계도 가정간편식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자체 온라인몰 운영에 힘쓰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유통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도 온라인쇼핑에 뛰어들며 경쟁을 공식화했다. 특히 유통 공룡들은 온라인사업과 물류센터 확충에 막대한 투자를 예고하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업계 특성상 티몬이 선점한 '타임커머스'를 계속 경쟁력 있게 유지할 수 있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쿠팡의 로켓배송과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처럼 경쟁사들이 잇달아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몬은 이베이코리아가 선보인 브랜드세일을 현재 타임세일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업계가 타임커머스 분위기로 흐름을 타게되면 상품기획자(MD)의 재량 싸움이 더욱 심화될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 자체가 몸집은 크지만 출혈경쟁으로 전망이 불확실하다. 특히 기업 내외부의 모든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코로나19 여파로 IPO 시장 자체가 위축된 현 시점에서 그 어는 누구도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는 시기가 중요하다. 위기를 진짜 위기로 받아들일 것인지 기회로 볼 것인지는 재량이지만 모든 것이 불투명한 시점에서는 숨을 고르며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다"며 "업계는 선뜻 나서지 않고 향후 실적을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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