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뉴스= 이승윤 기자] 지난 20일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육성을 위한 정부 펀드인 '스마트대한민국펀드'가 공식 출범했다. 중소기업벤처부(이하 중기부)는 이 펀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상황인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대한민국의 디지털 경제로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조성되는 상징적인 정부 펀드라고 소개하며,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세계 시장 선점과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출범식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경제의 주역은 혁신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라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벤처기업을 위한 펀드인 만큼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현재는 코스피(KOSPI) 시장에 상장될 만큼 대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와 넷마블을 비롯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크래프톤, 무신사, L&P코스메틱, 베스핀글로벌 등이 펀드에 참가했다. 이 기업들은 기금 참여부터 보유하고 있는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펀드가 발굴한 유망 기업들의 멘토 역할도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넷마블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참여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베스핀글로벌 관계자는 "이전부터 자사 이한주 대표가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엑셀레이터(창업기획자) '스파크랩'을 창업하는 등 벤처기업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며 "이번 참여도 국내 스타트업 환경 구축을 위한 목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참여 기업을 살펴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구석이 있다. 바로 국내에서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떠오르는 카카오, 넥슨, NC소프트(이하 NC)가 모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이 기업들은 현재 분기별로 수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있으며, 코로나19로 전 세계 산업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언택트(비대면) 효과로 카카오와 NC는 오히려 영업이익이 상승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올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카카오는 882억원, NC는 2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9%, 2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결재무제표 기준 넥슨은 전년 동기 대비 21% 줄어든 415억엔(약 4635억원)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급락한 다른 산업 분야에 비교해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기업마다 자금 사정과 내부적인 상황이 있어 조건 없는 펀드 참가를 원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연결제무재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9.8% 줄어든 204억원으로 넥슨과 NC에 비해 낮은 실적을 거둔 넷마블도 펀드에 참여하는데, 오히려 기업 상황이 좋은 이들 기업이 함께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쉬운 결과다. 그렇다면 2차 참여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와 관련해 해당 기업에 문의해본 결과 공통으로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와 국내 벤처기업 확장에 아예 관심이 없는지 의구심까지 드는 상황이다.
카카오, NC, 넥슨 모두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다른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자금압박·기업경영 미숙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성공한 벤처기업들의 경험에 중요함도 알 것으로 보인다. 아직 펀드 참여가 가능한 상태에서 성공을 경험한 기업으로써 펀드에 참여해 막 사업을 시작한 기업에게 기업경영 경험을 전수해 대표적인 좋은 선례를 남기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