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자동차 업계, 유럽 내 전기차 보급 관련한 인프라 충분치 않아...설비 갖추고 진행해야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신규 내연기관 자동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럽의회는 최근 '2035년 신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를 요구하는 의회 입장을 본회의 표결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승인된 정책은 앞서 발표된 핏포55(Fit For 55)의 일환으로 EU 측은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꼽히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규제를 통해 탄소배출량 감축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EU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25%는 운송업계에서 배출되고 있으며 이중 12%는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발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U는 이번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를 통해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고 전기차 상용화를 앞당길 방침이다.
자동차 업계 역시 유럽 내 전기차 전환 준비를 진행 중이다.
유럽의 대표 자동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제너럴모터스, GM 등 주요 11개 사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 중단에 동의하며 전기차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 1위를 차지한 도요타와 폭스바겐, BMW 등은 이번 결정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자동차 산업 협회장인 힐데가르드 뮐러는 "EU의 발표는 유럽 내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해당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확보가 중요하며 이를 갖추지 못할 경우 탄소중립이란 목적도 쉽게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버 집세 유럽 자동차제조협회장 역시 "아직까지는 장기적 규제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충전 인프라를 비롯해 배터리 등에 필요한 원자재 역시 아직까지 안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U 전기차 시장은 지난 5년간 지속 성장해왔다.
지난 2020년 처음으로 전기차 판매가 100만대를 돌파, 최근에는 환경규제 강화와 전기차 보조금 확대정책 등으로 글로벌 전체 판매량 중 32%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상용화를 위해 도로의 60km마다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 2030년에는 350만 개, 2050년에는 1630만 개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러한 목표치에도 일부 전기차 보급이 섣부르다고 말하는 이들은 원활한 충전기 보급을 위해서는 설치 비용과 시간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럽에 설치된 공용 충전기는 44만5000개로 이를 보급하는 데 10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EU가 잡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총 1억3400만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전기차 충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 대비한 전력 공급망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었고 올해는 전기차 수요가 더욱 늘어 지난해의 2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 전기차 충전기는 현재 안정적인 보급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올해 초 친환경 자동차법을 통과시키며 대기업은 업무용 차량 중 22% 이상을 친환경 차를 사용해야 하며 새 아파트의 경우 주차 대수의 5%, 기존 아파트는 2% 이상 규모의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 추세가 늘어나는 만큼 충전시설을 비롯한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며 "편의성을 높여야 실질적으로 내연기관 차량 규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