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영' 기치 내걸어··· 1999년 재계 순위 2위
그룹 해체 후 주로 베트남서 생활··· 지난해 귀국
지난해 대우 51주년 기념식이 마지막 외부 활동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19980~90년대 '샐러리맨 우상'이었던 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9일 오후 11시 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회는 김 전회장이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악화돼 투병생활을 이어왔지만 연명치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재계 2위에 오른 대우그룹은 IMF를 피하지 못하고 1999년 그룹 해체를 맞았다. 이후 김 전 회장은 주로 베트남에서 생활하다가 지난해 입국했다.
김 전 회장은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1966년 섬유회사인 한성실업에서 근무하다 만 30세에 자본금 500만원으로 직원 5명의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1981년 대우그룹 회장에 오른 그는 '세계경영'을 기치로 내걸고 그룹을 키워 해제 직전인 1999에는 당시 재계 순위 1위인 현대그룹에 이어 재계 2위 자리를 지켰다. 그의 세계경영 의지는 저서인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 잘 나타나 있다.
1998년 대우그룹의 수출액은 186억달러로 당시 대한민국 총 수출액(1323억달러)의 14%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우그룹은 1998년 당시 대우자동차-제너럴모터스(GM) 합작 추진이 삐끗한 데다 회사채 발행제한 조치까지 내려지면서 급격히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1999년 8월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대면서 그룹이 해체됐으며 김 전 회장은 21조원대 분식회계와 9조9800억원대 사기 대출 사건으로 2006년 1심에서 징역 10년, 추징금 21조4484억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징역 8년 6월, 추징금 17조9253억원으로 감형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귀국 이후 건강이 안 좋아져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통원 치료를 받았지만 12월 말부터 증세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에 치료를 받았다고 대우세계경영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로써 김 전 회장이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3월 열린 대우 창립 51주년 기념행사가 됐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고 조문은 10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예정됐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