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해양쓰레기 13.8톤 수거, 지난 2018년보다 45% 급증, 매년 해양 포유동물과 바닷새 100만 마리 죽어가
강북구에 사는 김채린(26세, 여)씨는 이번 여름 휴가 계획을 세우기 전 온라인으로 씨낵 트럭의 일정을 확인했다. 김채린씨는 "여름 휴가를 갈 때마다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해양 쓰레기를 자주 봤는데 씨낵 트럭에서는 오염되는 바다를 지키면서 간식도 받을 수 있어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씨낵 트럭에서 받은 간식을 SNS에 올려 주변 사람들에게 참여도 독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여름에는 해양 쓰레기가 간식이 된다.
제일기획과 환경재단, 한국관광공사, 롯데배고하점은 휴양철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씨낵(SEANACK)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씨낵은 바다(Sea)와 과자(Snack)을 합친 합성어로 '바다를 깨끗하게 만드는 맛있는 방법'이란 의미를 담아 바닷가에서 주워온 쓰레기를 고래, 오징어, 꽃게 등 해양 생물 모양의 과자로 교환해주는 캠페인이다.
관광객들은 씨낵 트럭에 방문해 청소도구를 빌리고 해수욕장에서 쓰레기를 수거해 가져가면 된다. 무게를 측정, '바다 과자 환전 기준'에 맞춰 본인이 가져온 다회용기에 바다 과자를 받아갈 수 있다.
이번 캠페인은 오는 23~24일 양양 서퍼비치, 30~31일 경포, 8월 6~7일 주문진, 8월 13~14일 속초 해수욕장 등 동해안을 순차적으로 돌며 진행될 예정이다.
매년 휴가철마다 해양 쓰레기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해변에서 해양쓰레기가 13만8000톤 수거됐다. 이는 지난 2018년보다 45% 증가한 양이다. 그 중 해안 쓰레기는 전체의 83%를 차지하며 해양 쓰레기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엔 환경 계획(UNEP)은 매년 100만 마리의 바닷새와 10만 마리의 해양 포유동물이 해양 쓰레기로 인해 죽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안 쓰레기는 바다로 흘러들어가며 해양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했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Z세대를 중심으로 플로깅(줍다+달리다)과 비치코밍 등이 활성화 되고 있다.
자신의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특성을 가진 MZ세대에게 플로깅과 비치코밍은 운동과 레저를 즐기는 동시에 환경 보호도 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새로운 놀이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별도의 준비물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에 가볍게 참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유명 관광지나 휴가지에서도 플로깅을 즐기거나 여가 시간에 비치코밍을 진행하는 이들도 주목 받고 있다.
비치코밍은 바다(beach)와 빗질하다(combing)의 합성어로 바다에서 떠밀려 해변으로 오는 쓰레기를 줍는 것을 뜻한다. 바다를 오염시키며 해양생물의 목숨을 위협하는 폐그물과 통발 등을 수거하는 활동으로 생태계 보호 효과도 크다.
대표적인 소셜 미디어 인스타그램에서도 해시태그 '#플로깅'이 11만개 이상, #비치코밍 게시물이 1만2000개 이상 기록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가 주목받고 있는 것과 맞물려 기업과 지자체들도 플로깅과 비치코밍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기후위기 대응 활동과 탄소 중립 사회 실현을 위한 협약(MOU)을 체결하고 '안녕, 산해진미 함께할게'프로그램을 범국민 자원봉사 캠페인으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산해진미 플로깅은 폐플라스틱 쓰레기로부터 산(山)과 바다(海)를 지켜 참(眞) 아름다운(美) 지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SK이노베이션의 실천적 ESG 활동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산해진미 플로깅 활동을 통해 16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며 "프롤깅 활동을 위해 걸은 거리는 약 30만km로 지구 8바퀴에 달한다"고 밝혔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