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이 1억2800만톤으로 또다시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3년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이 전년 대비 300만톤 늘어 1억2800톤을 기록했다고 연례 보고서 '글로벌 메탄 트래커 2024'를 통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역대 최고 배출량을 기록한 2019년 1억2900만톤에 비해 100만톤 적은 양이다.
온실가스인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대기 중에 머무는 시간은 짧지만 온실효과는 80배 이상 강해 기온 상승의 3분의 1이 가량이 메탄 배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메탄의 증가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개최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200개 이상 국가가 메탄 저감 조치를 약속했다. 당시 세계 50개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은 5년 내로 메탄 배출량을 80% 이상 줄여 배출량 0에 가깝게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3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2021년 체결된 '국제메탄서약'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 유럽연합, 중국 등이 메탄 배출 감축을 위한 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배출량은 오히려 늘어나며 이같은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음이 밝혀진 것.
더욱 나쁜 소식은 이같은 정책이 제대로 이행된다 하더라도 2030년 감축량은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메탄은 화석연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누출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특히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메탄 가운데 상위 10개국이 7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분야별로는 석유와 석탄이 각각 4900만, 4000만톤으로 가장 높은 배출량을 기록했고 천연가스와 바이오에너지에서 배출된 메탄은 2900만톤, 1000만톤으로 추정된다.
석유 및 천연가스 부문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1330만톤, 1120만톤으로 배출량이 가장 높았고, 석탄 부문에서는 중국이 1만960만톤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IEA는 인공위성에 감지된 메탄 배출량도 520만톤을 기록, 2022년도의 330만톤보다 50% 이상 늘었다고 발표했다. 여름철 카자흐스탄 유정 폭발에 따른 화재가 약 200일 넘게 이어지며 500만톤의 메탄 유출된 데 따른 효과로 추정된다.
금액으로 환산한다면 약 10년간 1700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며 파리협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동일한 기간 동안 에너지부문의 메탄 배출량을 75% 감축해야 한다. 이는 작년 에너지 업계 수입의 약 5% 수준이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크리스토프 맥글레이드 IEA 에너지부사장은 "메탄 감축 없이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올해는 메탄 감축 행동 및 투명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메탄 감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메탄의 감축이 중요해진 만큼 이를 관측하는 기술도 발전 중이다.
캐나다의 탄소 배출량 모니터링 기업 GHGsat는 12개의 위성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관측하는 가장 대표적인 메탄 관측 시스템이다.
GHGsat이 2016년 발사한 인공위성 클레어(C는 하루에 지구 15바퀴를 돌며 지상 25m까지 이미지를 촬영, 메탄을 정밀하게 탐지하며 발전소, 목장을 포함해 연간 200만 개 이상의 시설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모니터링했다.
또한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구글은 환경단체인 환경보호기금(EDF)과 협업해 인공위성 '메탄샛(Methane SAT)'를 발사했다.
구글의 AI를 적용, 메탄이 배출된 지역과 배출량 등의 정보를 수집하는 메탄샛은 메탄의 증가, 감소 등 기존보다 정확도가 높은 데이터 구축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 뿐 아니라 신형 인공위성 메탄샛은 구글어스 엔진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화석연료 시설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탐지하는 능력을 갖춰 지역, 산업 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파악하기에도 용이하다고 평가받는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