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틱톡 금지법의 시행이 사실상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3월에 처음 제시된 틱톡 금지법이 최근 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24일(현지시간) 상원에서 승인을 얻었다.
미 상원은 틱톡 강제 매각에 대한 조치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지원 등이 담긴 대외 안보 패키지 법안을 찬성 79대 반대 18로 가결했다.
하원에서는 각기 따로 4개의 법안이 표결을 거쳤지만 상원에서는 이를 한데 묶은 것.
하원 통과 전인 20일(현지시간) 수정을 거친 내용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향후 270일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 이를 어길 경우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된다.
이중 청소년 보호 규정에 대해서는 틱톡 측에서도 규정을 강화하고 추가 기능을 도입하는 등의 행동을 취했지만 정보 유출과 관련해서는 완강히 부정해왔다.
미국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SNS 앱이라는 위치를 차지한 틱톡이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정보를 넘겨야 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오히려 틱톡은 미 정부의 결정에 대해 "우리는 당신을 위해 싸우고 옹호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며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 구축한 플랫폼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포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속할 것"이라는 내용의 비디오를 업로드하기도 했다.
미국 내 일부 틱톡 사용자들도 이런 결정에 적극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한 사용자는 자신의 계정에 "틱톡은 교육적 소통을 위해서도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이번 조치로 인해 다양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더이상 접근할 수 없는, '침묵' 상태로 전환될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 측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해당 안을 통과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 통과가 이뤄지기 전부터 바로 서명할 것이라 공언해온 만큼 빠르게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틱톡 금지법이 제대로 효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최소 몇 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것이 대다수의 전문가의 의견이었다.
미국 대선을 앞둔 상태에서 청년층의 사용률이 높은 틱톡을 금지시킨다는 것은 이들의 표를 잃을 수 있다는 부담감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CNBC방송이 미국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틱톡 매각 금지에 찬성한 비율은 47%로 절반을 채우지 못했다.
CNBC 측은 틱톡 금지법이 모든 유권자에게 유의미한 결정을 이끌어내지는 않겠지만 근소한 차이가 발생할 때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즉 당장의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 이상으로 틱톡의 주 이용층인 청년 유권자들의 표 확보를 위해서는 섣불리 행동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정치적 요건 외에도 틱톡 금지법은 미국에서 서비스 중인 타사 SNS 플랫폼에서 주요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틱톡의 뒤를 이어 2위와 3위를 차지한 SNS앱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으로 사용자는 각각 3500만, 3400만으로 나타났다.
두 플랫폼 모두 메타(구 페이스북)이 운영 중인 점을 감안하면 틱톡 금지법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만 미국이 틱톡을 금지시키더라도 이용자들이 플랫폼을 떠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틱톡에서 제공되는 숏폼 비디오 시청이나 제작이 인스타그램에서도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사용자들이 대부분 떠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CNN은 "틱톡의 이용자들이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는 방식으로 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틱톡 측은 이번 입법에 반발, 법적 다툼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다툼이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법이 실행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일리e뉴스= 임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