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적인 기후 대응안 마련 필요성 높아지는데 멕시코 에너지 기업 페멕스 원유 채굴량은 증가
올해 가장 극적인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멕시코에 또 다른 이상기후 현상이 예고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기상학자들이 최근까지 이어지던 기록적인 폭염이 집중호우, 우박, 회오리바람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멕시코는 이달부터 극심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40도 이상의 날씨가 연일 이어지고 심할 때는 50도를 넘어섰다.
보건부는 폭염으로 인해 12개 도시에서 열사병과 탈수로 최소 4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동물들도 기록적인 폭염에 영향을 받았다.
생물 다양성 보전 단체인 코비우스의 보존 책임자이자 동물생태학자인 길베리토 포조 박사의 자료에 따르면 5월 초부터 22일(현지시간)까지 '짖는원숭이' 146마리의 사체가 멕시코 남부 타바스코주와 치아파스주 등에서 발견되었다.
멸종위기종에 속하는 짖는원숭이들이 폭염으로 인한 탈수를 겪으며 수십 미터 높이의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떨어진 원숭이를 치료한 수의사 세르지오 발렌수엘라 박사도 "도착한 원숭이들은 탈수와 고열로 위독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심각한 수준의 폭염이 이어지던 멕시코에 이번에는 우박 폭풍이 쏟아졌다.
최근 멕시코 남부에는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몰아쳤다. 시속 50km의 돌풍이 불며 주택과 상가에 큰 피해를 입혔으며 우박은 최대 1m까지 쌓였다.
급작스러운 날씨 변화는 심각해진 지구온난화의 결과물 중 하나기도 하다.
특히 멕시코는 현 수준의 기후위기가 계속될 경우 2025년, 북대서양을 순환하는 멕시코 만류의 소멸 가능성이 높아 지금 당장의, 즉각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멕시코 정부 측도 이를 인지하고 기후변화 대응안 마련에 적극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일례로 자국과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미국과 기후변화를 위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지속 중이며 지난 2022년에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온실가스 관련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멕시코는 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온실가스 배출국인 만큼 이런 온실가스 정책 강화는 국제 사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다만 일부에서는 멕시코 정부의 대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멕시코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70% 이상이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하는 데 비해 정작 국영 에너지 기업 페멕스(Pemex)의 원유 채굴량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물론 페멕스가 전 세계 에너지 기업 중 부채가 가장 많고 장비가 노후화되어 원유 정유량이 감소 중이긴 하나, 기후피해를 입고 있는 국민들을 고려한다면 원유 채굴량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멕시코의 기후변화와 피해, 대응안을 두고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멕시코 국립 수자원위원회(Conagua)는 "캄페체, 치아파스, 치와와, 코아우일라, 게레로, 복부 이달고, 할리스코, 미초아칸 등에서 이번 주 최고 기온이 섭씨 45도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 연구진들도 "앞으로 10~15일 안에 멕시코는 역사상 가장 높은 기온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데일리e뉴스= 정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