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인스타그램이 다시 청소년 문제에 휩싸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메타의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사용자에게 부적절한 콘텐츠를 추천해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부적절한 콘텐츠들은 10대 사용자가 로그인한 후 몇 분 내에 피드에 등장했으며 해당 콘텐츠에는 성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그동안 메타가 주장해온 청소년 보호 정책들이 큰 효용이 없었다는 주장에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21년, 메타는 3년간 인스타그램 10대 청소년들에게 자사 콘텐츠가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음을 파악했음에도 이를 묵인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었다.
당시 WSJ의 조사에 따르면 10대 여성 청소년 중 32%가 인스타그램이 자신을 더 비참하게 만든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도 인스타그램의 둘러보기(Explorer) 탭이 청소년 사용자에게 유해 콘텐츠 노출하고 있으며 영국 사용자의 13%, 미국 사용자의 6%가 인스타그램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사 결과가 보도되자 메타는 청소년 보호 정책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섰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이 청소년 보호를 위한 계정 제한이었다.
메타는 청소년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 때 비공개를 기본으로 하며 앱에 장시간 머무른 것이 감지되면 알림을 보내는 기능을 도입했다.
뿐만 아니라 AI 기술을 활용해 빅데이터로 사용자의 얼굴을 분석, 로그인 연령을 추측하는 서비스도 마련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 중 인증을 마친 18세 이상 사용자 3명이 보증서를 허가해 줘야 계정 연령을 인증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광고 기능 제한을 통한 부적절한 주제에 대한 광고 노출 최소화, 성인 사용자들의 청소년 계정 DM 차단 등 부수적인 제도 마련도 이어졌다.
메타는 이런 조치들을 꾸준히 마련하며 자사의 서비스가 청소년에게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보도로 인해 메타의 청소년 보호 정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WSJ 취재진과 노스웨스턴 대학 컴퓨터 공학 교수인 로라 에델슨(Laura Edelson)은 인스타그램의 청소년 유해성을 확인하기 위해 13살로 설정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생성했다.
그 결과, 인스타그램은 청소년이 접하기 부적절한 콘텐츠를 추천 탭에 띄웠고 새롭게 갱신한 피드에서도 이같은 콘텐츠 추천은 변하지 않았다.
이는 계정 로그인 3분 만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테트를 위해 릴스를 시청하자 20분이 지나지 않아 성인용 홍보 계정이 피드에 가득 찼다.
이중 일부는 자신의 게시물이나 계정과 소통을 이어갈 의향이 있는 구독자들에게 더욱 부적절한 사진을 보내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앞서 메타와 같이 청소년들에게 부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했다고 알려진 틱톡과 스냅챗에서는 이같은 콘텐츠가 나타나지 않았단 점이다.
이에 대해 틱톡 대변인은 "우리는 청소년 사용자의 콘텐츠 시청에 보다 유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델슨 교수는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세 플랫폼에서 우리는 해당 기업이 청소년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지 확인했다"며 "인스타그램은 여전히 실험용 계정에 부적절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메타 측은 이번 실험 결과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타 측은 "이번 실험은 10대들이 인스타그램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 중인지에 대한 현실적 고려 없이 진행된 테스트"라며 "우리는 청소년 문제에 대한 오랜 연구를 진행해왔고 민감한 콘텐츠 양을 줄이기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몇 달간 이미 우리는 유해한 콘텐츠의 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e뉴스= 임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