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가 녹색 전환을 위한 희토류 정책을 마련했다고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정책은 희토류의 재활용을 핵심으로 한다.
희토류는 명칭 그대로 희귀 금속을 뜻하는 용어로, 세부적으로 분류하자면 원소기호 57번 란타늄부터 71번 루테튬까지의 란탄계 15개와 화학적 특성이 유사한 21번 스칸듐, 39번 이트륨을 포함한 17개의 원소를 뜻한다.
높은 융점과 비중 높은 전도율, 열전도도를 가진 덕분에 휴대폰이나 전기차는 물론 반도체, 재생에너지 산업 등 첨단 산업 전반에 있어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그만큼 현대 사회에서 희토류는 가치가 높은 자원으로 평가받지만 전 세계적으로 희토류를 활발히 개발하기란 어려운 상태다.
가장 큰 이유는 매장량이다. 희토류의 고갈은 다수의 전문가들이 지적해온 문제다. 현 수준으로 희토류를 소비한다면 약 100년 이내에 자원이 고갈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와 함께 희토류를 채굴할 때 발생하는 환경오염도 큰 과제로 남아있다.
희토류의 채굴과 정제, 가공은 다른 광물보다 복잡하고 까다롭다.
일례로 희토류를 채굴하는 과정 중에는 광맥 상층에 대량의 황산암모늄을 주입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이는 유독액체로, 지하에 장기적으로 잔류해 수질오염과 토양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광물 채굴 과정 중에 발생하는 주변 환경 훼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훼손된 환경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채굴 비용 수준에 달하는 금액이 필요함은 물론 당장 작업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그 시기조차 예상할 수 없다.
이외에도 채굴을 위해 동원되는 노동자들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도 심각한 상태다.
광물 재활용은 희토류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주요 기업과 각국 정부가 제시한 대표적 방법이다.
폐가전이나 배터리에서 희토류를 분류해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미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같은 주요 IT 기업들에서는 실행 중인 내용이다.
EU는 이를 국가 차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최종적으로는 오는 2030년까지 희토류를 포함한 주요 광물 수요 25%를 재활용으로 대체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유럽 내 희토류 재활용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도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 스타트업인 케어스터는 오래된 자석을 수집 중이며 2026년에는 이를 재활용해 공장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연간 2000톤 규모의 노후 영구자석으로 가공해 희토류 산화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독일의 민간기업인 헤라우스 렘로이도 지난달부터 폐전자기기에서 희토류를 추출해 자성 합금 분말로 재활용하는 공장의 가동을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케어스터의 생산량은 2030년까지 EU의 희토류 산화물 수요의 약 6%를 충족할 수 있으며 헤라우스는 희토류 및 합금 수요의 약 1%를 충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실행은 넷제로 달성, 지속가능성과도 연관되어 있지만 중국산 희토류 의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는 국가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환경보호 및 희토류 광산의 무분별한 개발 통제를 시행 중이다.
전 세계적의 수요를 담당하고 있던 중국이 희토류 정책을 바꾸며 이에 의존하고 있던 사업들이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아울러 EU는 최근 회원국 내 중국 제품들,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번 희토류 재활용 정책 역시 이에 대한 대안 중 하나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의 입장은 다소 비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EU에서 소비되는 희토류 중 1%만이 재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목표 시기가 약 5년 밖에 남지 않은 지금, 해당 정책은 사실상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데일리e뉴스= 정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