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금투세’, 증시 투자자 의욕 꺾어선 안 된다
[김병호 칼럼] ‘금투세’, 증시 투자자 의욕 꺾어선 안 된다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4.09.2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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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남길 경우 세금을 부과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국민의힘은 24일 금투세 폐지 토론회를 열었고,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 ‘유예’ 또는 ‘시행’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주식 투자로 5000만원 이상 수익이 나면 최대 22~27.5%를 세금으로 내도록 한 금투세는 2025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인데 국내 증시가 추락하자 투자자들이 폐지를 요구했고, 정치권은 해답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방향은 정반대다.

민주당은 이날 금투세 ‘유예팀’ 3명과 ‘시행팀’ 3명이 각자의 논리를 폈다. 김현정·이소영·이연희 의원의 유예팀은 금투세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실제로 도입하면 국내 주식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예를 주장했다.

반대로 김영환·김성환·이강일 의원이 한 팀을 이룬 시행팀은 금투세는 증세 목적이 아닌 시장의 투명화를 위한 조치라며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행팀은 금투세가 “국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것이지 새로운 증세 목적의 세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양팀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는데 민주당은 토론 내용을 검토해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금투세를 시행할지 유예할지 입장을 정리해서 조만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날 민주당의 토론회는 ‘짜고 치는 고스톱’ ‘작위적 역할극’이란 말이 토론회 전부터 나왔다. 유예한다는 답을 미리 정해놓고 토론회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유예는 해야 하겠는데 토론회 형식을 취해야 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재명 대표는 금투세를 유예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00만 투자자를 생각하면 금투세 유예가 국민의 마음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봐야 한다.

민주당이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눠 토론회까지 벌인 것은 금투세 문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 말은 자칫 많은 유권자를 잃을 수도 있고, 얻을 수도 있어 선 듯 결정이 어렵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다만 투자자로부터 금투세 폐지 요구가 빗발치는데 토론회를 하면서 ‘폐지팀’을 만들지 않은 것은 아쉽다. 금투세 유지나 시행은 민주당 의원들의 생각이지만 폐지는 투자자들의 바람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닐까?

이재명 대표는 최근 추석 민심을 설명하며 ‘한국 주식을 사지 말라’는 투로 얘기해 투자자의 반발을 부른 일이 있다. 이 대표의 말은 다른 나라는 주식시장이 활황인데 한국만 부진해 투자에 어려움이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이 투자자들의 생각과 거리가 있는 ‘유지’와 ‘시행’을 논의할 때 국민의힘은 주식 투자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금투세는 폐지가 답이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의 요구에 맞추는 행보다.

국민의힘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는데 거대 야당이 금투세에 대해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전해 투자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투세는 민주당은 방향을 분명하게 정하지 못했고, 국민의힘은 폐지를 주장한다. 투자자들도 폐지를 요구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유예와 폐지를 두고 의견이 팽팽해 당장 방향을 결정하긴 어려운 게 금투세다.

금투세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 원리를 적용하면 시행하는 게 맞다. 당장 시행이 어렵다면 유예하는 것도 맞는다.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아예 폐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결정이 더 어렵다.

금투세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는 이제 정치권의 몫이 됐다. 정부나 투자자들은 의견은 내지만 법을 제정하고, 개정하는 것은 국회의 권한이다. 여야는 정치적 이유로 충돌하지만, 증시를 살리기 위해서는 협력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금투세를 바라봐야 답이 나온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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