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22대 국회 첫 국감, 정치 싸움 아닌 정책 국감돼야
[김병호 칼럼] 22대 국회 첫 국감, 정치 싸움 아닌 정책 국감돼야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4.10.07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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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오늘(7일)부터 시작돼 내달 1일까지 26일간 운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진행된다. 국감 대상 기관은 모두 802 곳이나 된다. 국내 웬만한 정부, 공공기관은 거의 다 국정감사 대상이라고 보면 된다.

국정감사는 말 그대로 1년 동안의 정부와 산하기관이 수행한 업무를 국회에 보고하고, 국회의원들이 궁금한 사항을 묻고, 잘못하는 게 있다면 지적해서 바로잡도록 하는 것이다. 제도 개선을 통한 국민 생활 증진에 목표가 있다. 이게 국감의 취지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감은 한마디로 정치 싸움이다. 이성이나 논리, 증거, 객관적 사실, 정곡을 찌르는 질문은 실종되고 고성, 비난, 망신 주기, 의혹 제기, 협박 등 아니면 말기식 막말로 오염된 게 오늘날의 국감 모습이다.

올해는 국감의 방향이 두 가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부각에 초점을 맞춘다. 야당은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제기와 대통령 비판에 당력을 집중한다.

양당이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김 여사의 의혹 제기에 각각 화력을 집중한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국민이 바라는 정책감사는 기대하기 어렵다. 상호 비방하는 모습만 언론에서 다뤄지고 국민은 서서히 정치에서 멀어진다. 

국감은 야당이 훨씬 공세적이다. 우선 민주당이 김 여사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면 국민의힘이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고, 대통령이 실제 거부권을 행사했다. 국회에서 표결하면 부결이다. 민주당은 더 센 특검법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을 또 거부한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야당은 아예 당내에 ‘김건희 가족 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본부’(김건희 심판본부)를 구성해서 국감 기간 내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공천개입 의혹, 주가 조작 의혹 등을 부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정도의 분위기라면 국감 동안 김 여사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고 봐야 한다. 김 여사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이어서 윤 대통령 탄핵까지도 가겠다는 게 야당의 생각으로 보인다. 김 여사 문제가 끝이 아니라는 얘기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타깃이다. 야당이 김 여사를 때리는 것 이상으로 이 대표를 때리겠다는 전략이다. 당장 이 대표의 위증교사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가 11월에 나온다. 총공세로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의해 징역 2년이 구형됐다. 위증교사 혐의로는 징역 3년이 구형된 상태다. 법원이 1심 선고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도 영향을 받는다. 100만원 이상의 벌금이 확정되면 의원 신분을 잃고 2027년 대선에도 출마하기 어려워진다.

국민의힘은 또 문재인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 제기되는 의혹들도 국회 국정감사장으로 소환해 민주당에 역공을 가한다는 생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딸 다혜 씨 등도 비판하고 실정을 문제 삼을 계획이다.

여야가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최대 이슈로 삼으면서 상임위별 증인과 참고인 채택을 두고도 싸움이 치열하다. 서로 자기 당에 유리하고, 상대 당에 불리한 증인을 채택하려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장관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문 전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와 관련해선 딸 다혜 씨 등을 증인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여야 간 치열한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 22대 국회도 생산적인 국회가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국정감사가 특정인 죽이기 국감이 아니라 나라를 살리는 국감, 국정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국감, 정책 국감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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