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노인 기준 75세 상향 공론화 시급하다
[김병호 칼럼] 노인 기준 75세 상향 공론화 시급하다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4.10.2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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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대한노인회장(부영그룹 회장)이 노인 기준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5세로 상향 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21일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취임식에서 현재 노인 인구는 1000만명인데 2050년에는 2000만명이 된다며 노인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65세인 노인 연령을 한꺼번에 10살을 늦추는 게 아니라 단계적으로 75세로 높이자고 했다. 임금도 정년연장 첫해(65세)에는 피크 임금의 40%를 받고, 10년 후인 75세에도 20% 정도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22일 총리실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나라가 기본적으로 인력이 굉장히 부족하고 상당히 많은 외국 인력을 데려오는데 노인 연령 상향 문제를 신중하고 중요한 문제로 보고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는데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 회장은 또 노인이 자기가 살던 집에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재가(在家) 임종제도’의 도입 의지도 밝혔다. 요양병원에서 쓸쓸하게 임종을 맞는 노인이 많은 데 집에서 가족의 손을 잡고 임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 기준을 65세에서 70세나 75세로 늘이는 문제는 그동안 학자들 간에 얘기했지만, 이번엔 노인회장이 정부에 직접 건의했다. 노인 기준 연령 상향은 꼭 필요한데도 공개 요구는 없었다.

경로당이나 노인들이 모이는 곳에 가면 70대는 ‘애들’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심지어 70살 노인이 막내라는 이유로 라면을 끓이고, 심부름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만큼 고령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은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본다. 하지만 유엔은 18~65세를 청년, 66~79세는 장년, 80~99세는 노년이다. 한국의 노인은 유엔에선 청년이다. 노인을 75세로 올려도 유엔은 장년이다. 

노인 기준 상향은 단순히 기준만 바꾸는 게 아니다. 정부에서 노인에게 다양한 복지 혜택을 주는데 노인 기준이 상향되면 복지 혜택도 늦춰진다. 연금 수령 연령도 조정해야 한다. 65세 이상 노인들이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는데 이 역시 바뀌어야 한다. 그럼에도 노인 기준은 상향되는 게 세계적인 흐름과 맞는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 노인들은 73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했다. 노인 기준이 바뀌면 74세까지는 장년이다. 나이가 70세가 넘어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인데 노인들의 삶이 매우 고달프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중근 회장이 노인 기준을 75세로 높이자고 한 것은 73세까지 일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의 뜻을 잘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것은 행정안전부가 행안부 소속 공무직 근로자의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늘린 점이다. 행안부가 올렸기 때문에 다른 부서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민간부문의 확산도 예상할 수 있다.

공무직은 공무원 신분은 아니지만,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그 산하기관에 근무하는 무기 계약 근로자로 행안부 3848명 등 전국 기준 약 41만여명 달한다. 보건소 간호사나 학교 영양사, 지자체 산하 복지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기업 80% 이상이 정년연장을 긍정 평가하고 적정 정년은 65.7세로 본다. 현행 60세보다 5.7년을 더 근무하고 싶어 한다는 조사 결과다.

정년이 60세에서 65세로 늘어나는 추세라 노인 기준을 65세에서 75세로 올리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정부와 경영계, 노동계가 마음만 먹으면 추진하는 데 큰 어려움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결단이다. 정부의 결단이 먼저 서야 이를 토대로 경영계와 노동계 등이 참여하는 공론화의 장이 마련된다. 노인 기준 상향은 우리 모두의 문제로 중지를 모아야 한다. 토론회도 하고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도 충분히 따져보고 결정하면 된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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