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공항 출입국, 일반인·유명인 차별 없어야
[김병호 칼럼] 공항 출입국, 일반인·유명인 차별 없어야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4.10.28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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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은 역시 무서웠다. 인천국제공항은 오늘(2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연예인·유명인의 ‘별도 출입문 이용’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다. 여론의 비판과 국정감사에서 특혜 논란이 일자 계획을 전격 철회한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은 27일 보도자료에서 “공사는 국정감사 및 언론보도 등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고려해 28일 시행 예정이었던 ‘다중밀집 상황 유명인의 별도 출입문 사용 절차’는 시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항 측은 이어 “이번 국정감사와 언론에서 제기한 연예인 특혜로 비칠 수 있어 승무원 전용 출입문 사용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론 수렴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데 향후 다양한 방법들을 내놓을 예정이라는 것이다.

공항 측은 지난 7월 ‘변우석 과잉경호 논란’ 이후 연예인과 일반 이용객의 출입국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대형 연예 기획사에 ‘아티스트 출국 시 인천공항 전용 출입문 사용 절차 준수 협조 요청’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내용은 군중이 운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연예인 등 유명인이 인천공항 출국장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승무원·도심 공항 전용 출입문 이용 대상에 유명인을 포함하도록 했다.

유명 연예인 등이 출입국 하면 팬들이 너무 몰려 공항이 혼잡하니 별도의 전용 출입구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였는데 연예인 특혜, 일반인과의 차별 논란이 불거졌고, 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이 국정감사장에 불려가 특혜 지적을 받았다.

인천공항이 유명인 별도 출입문 운영을 중단한 것은 잘한 일이다. 유명 연예인의 출입국에 팬이 몰리고,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공항의 잘못은 아니다. 연예기획사에서 출입국 사실을 의도적으로 알려 팬들이 몰리는 일이 생긴다고 봐야 한다.

솔직히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이라도 미리 알리지 않고 조용히 나가고, 조용히 들어오면 공항에 팬들이 몰릴 일도 없다. 이런 심리를 기획사들이 교묘하게 이용, 출입국 사실을 알리기 때문에 출국장, 입국장이 팬들로 차고 넘친다. 
유명 연예인과 기획사는 출입국 때에 팬이 몰려들고, 공항에서 소란이 벌어지고, 이런 모습이 방송을 타고 나오면 엄청난 홍보가 있는데 이를 은근히 즐긴다고 봐야 한다. 이는 돈 들이지 않는 최고의 홍보다. 

공항은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이용해야 한다. 국회의원, 고위 관료와 특정 계층의 사람들이 VIP 라운지를 이용하지만, 사실은 이런 것도 없어지는 게 좋다. 국회의원의 공항 이용은 특권 중의 특권인데 이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다.

국회의원이라도 일반인과 같이 줄 서고, 기다리는 모습을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존경도 받는다. 특권을 이용해 특별한 대접을 받고, 특권을 누리려 한다면 존경받기 어렵다. 

삼성 이재용 회장이 직원들과 어울려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하는 데 직원들의 반응도 좋지만 이를 보는 일반인 마음도 따뜻하게 한다. 이 회장 정도 되면 별도로 밥을 먹든지, 아니면 밥을 날라다 먹을 수도 있는데 직원들과 함께하는 게 더 존경심을 불러일으킨다.

항간에는 유명인들이 일반인과 다른 별도의 문을 이용할 경우 큰 비용을 물리면 된다고 하는 얘기도 나오지만, 굳이 이럴 필요는 없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오히려 욕을 먹을 수도 있다.

여론의 비판이나 국회에서 질타가 없었다면 인천공항은 오늘부터 유명인이 별도의 문을 통한 출입국 시행에 들어갈 것이다. 공항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공항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같은 절차를 걸치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비용 문제로 저비용 비행기를 타는 사람도 있고, 이코노미석, 비즈니스석, 1등석을 타는 사람도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만 돈이나 지위, 명성에 따라 국가가 운영하는 공항 출입국 절차가 달라지는 것은 평등 사회의 원칙과도 반한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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