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비대면 대출 창구를 닫고 있다. 이에 따라 차주들의 ‘대출 보릿고개’가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비대면 가계대출 중단에 나섰다. 연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하나은행은 지난 15일 오후 6시부터 비대면 전용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판매가 중단되는 상품은 ‘하나원큐아파트론’, ‘원큐주택신보전세대출’, ‘하나원큐신용대출’ 등이다.
다만 금융 취약차주 보호를 위한 서민금융상품(새희망홀씨대출·햇살론15·햇살론뱅크)과 소액 급전대출(하나원큐 비상금대출)은 하나원큐 앱에서 판매를 지속한다.
하나은행은 “연말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비대면 가계대출 상품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이 비대면 대출 창구를 닫으면서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 대부분이 비대면 대출을 중단하게 됐다.
NH농협은행도 15일부터 비대면 창구를 통한 직장인 신용대출 4개 상품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판매가 중단된 상품은 ‘NH직장인대출V’ ‘올원 직장인대출’ ‘올원 마이너스대출’ ‘NH씬파일러대출’ 등이다.
NH농협은행은 ‘직장인을 위한 신용대출’ 일시중단 소식을 전하며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 및 실수요자 공급을 위해 ‘직장인을 위한 신용대출’ 상품이 한시적으로 판매중단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모바일뱅킹 앱 ‘쏠(SOL)뱅크’에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전세대출 등 모든 비대면 가계대출 상품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 및 실수요자 공급을 위해 비대면 가계대출 상품이 한시적으로 판매 중단된다”고 안내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으며, 지난 5일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상품 판매도 중단했다.
당시 비대면 부동산금융 가계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 제한하며 시행 기간을 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로 공지했으나 ‘우리WON주택대출’ 갈아타기 상품 중 오피스텔과 연립·다세대 담보 대출에 대해서는 18일부터 별도 통지할 때까지 중단한다고 재공지했다.
우리은행은 “대상상품 대응개발 완료시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라면서 “우리WON주택대출(아파트) 갈아타기는 정상적으로 이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비대면 대출 상품 3종의 판매를 중단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는 것은 연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맞춰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5대 금융지주는 올해 초 가계대출 증가율을 2%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금융당국에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7~8월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지난 8월 5대 은행 가운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곳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이미 연간 목표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들이 연말까지 연초 세웠던 계획에 맞춰 가계대출 잔액을 줄이지 못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게 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1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연초 수립한 경영목표를 초과해 가계대출을 취급한 은행의 경우 반드시 경영목표를 준수할 수 있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대달라”며 11월과 12월 강화된 관리기조를 이어가 줄 것을 당부했다.
[데일리e뉴스= 장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