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치솟는 금값에 세계는 금 사들이기 전쟁 중
[김병호 칼럼] 치솟는 금값에 세계는 금 사들이기 전쟁 중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5.02.24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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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뛰고 있다. 아주 오래전 금 한 돈 (순금 3.75g)에 3만원, 4만원 할 때가 있었는데 꾸준히 올라 23일 기준 팔 때 53만원 살 때는 59만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부가세 10%가 붙는다. 얼마나 더 오를지는 전문가도 모른다. 

금값이 폭등하는 것은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미국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가장 안전한 자산인 금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금이 돈 많은 사람의 전유물이었는데 요즘은 금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사람도 많다.

은행에서 파는 골드바는 이미 동이 났고,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금은 방에서도 금으로 만든 장식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금은 개인이나 기업, 국가가 주로 사들인다. 개인은 아이들 돌이나 백일, 칠순 등 잔치, 선물 등에 주로 이용된다. 기업은 휴대전화 등 각종 제품 제조에 사용된다. 국가는 외환보유 차원에서 금을 사들인다.

관심을 끄는 것은 국가별 금 보유량이다.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은 미국이다. 2024년 기준 8134t을 보유하고 있다. 4t 트럭 2000대 분량이다. 전 세계 금 보유량의 23.8%다. 미국의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75%. 세계 금의 거의 4분의 1을 미국이 보유한다니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위는 독일 3352t, 3위 이탈리아 2437t, 4위 프랑스 2436t, 5위 러시아 2333t, 6위 중국 2260t, 7위 스위스 1040t, 8위 일본 846t, 9위 인도 822t, 10위 네덜란드 612t 등이다. 잘 사는 나라가 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세계금위원회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3년 연속 1000t이 넘는 금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1186t을 매입했다. 최근 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꾸준히 사들인다는 얘기다.

한국 중앙은행은 금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을까. 한국의 보유량은 104.5t인데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1%에 불과하다. 2.1%는 G7 주요국 평균인 47.6%의 22분의 1,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평균인 13.2%에 비하면 6분의 1에 머문다.

한국은 12년째 금 보유량에 변동이 없다. 김중수 전 총재 시절인 2013년 20t의 금을 추가로 매입한 게 마지막이라고 한다. 한국의 금 보유량은 세계 38위다. 경제력이나 생활 수준은 세계 10권에 있는데 금 보유량은 38위라니 경제력과 금 보유량 사이에 미스매치(불균형) 현상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금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라며 한국도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비중 2.1%를 5% 정도는 높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미국의 75%에 비하면 한국은 금 보유고가 너무 빈약하다. 독일과 이탈리아도 금 비중이 70%를 넘는다.

한국은행은 시장 여건을 봐가면서 필요하면 금 보유량을 늘린다는 생각이다. 금 보류량을 확대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이 왜 8134t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금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한국은행이 잘 알 것이다.

금은 인류가 가지고 있는 가장 귀한 물질이다.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금을 좋아하고 보유량을 늘리고 싶어 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게 결혼인데 이때 금이 패물로 사용되는 것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금 수요가 줄지 않을 것임을 잘 말해 준다. 

금값 상승은 당장 가계에도 부담을 주지만 제품 생산에 금을 사용하는 기업에도 부담을 준다. 각국 중앙은행에도 부담을 준다. 금이 없으면 휴대전화, 가전제품, 무기 등 첨단 제품을 만들 수 없다. 사람의 이를 치료하는데도 금이 들어가고 화장품에도 들어간다. 금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데 너무 오를까 걱정이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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