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우려를 자아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현대차·기아의 국내외 공장이 잇단 셧다운에 들어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인도 공장은 코로나19 여파로 25일(현지시간)부터 5일간 공장 가동을 잠정 중단한다.
이번 결정은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24일 근로자 여러 명의 연좌농성까지 벌어진 뒤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1998년 완공된 현대차 인도공장은 현지 전략형 차종인 상트로, i20, 아우라, 크레타 등을 생산 인도와 아시아·중동 지역에 판매하고 있으며 연간 68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타밀 나두주에서 지난주에 하루 평균 3만명 이상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최근 확산세가사그라들줄 모르자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 외에도 현대차와 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국내외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재개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차질은 당분간 더 확대될 전망이다.
기아는 오는 27∼28일 반도체 부족으로 미국 조지아 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지난 4월에도 기아는 조지아 공장의 가동을 이틀간 중단한 바 있다. 기아 조지아 공장은 북미 전략 차종인 텔루라이드와 쏘렌토, K5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1∼3월에만 7만600대를 생산했다.
기아는 지난 17∼18일에는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을 휴업했다. 기아는 그간 특근을 시행하지 않으며 생산량을 조절해 왔지만 결국 국내 공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광명 2공장의 문을 닫았다.
현대차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나흘간 아산공장을 휴업한 데 이어 이달 24∼26일에도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현대차는 앞서 이달 17∼18일에는 투싼과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을, 18일에는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을 각각 휴업했다. 6∼7일에는 포터 생산라인이 멈췄고, 지난달 7∼14일에는 코나와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공장 휴업이 잇따르면서 차량 출고도 지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출고 기간이 한 달이 넘지 않던 아반떼는 10∼11주를 대기해야 하며 투싼은 고객에게 출고 일정을 고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차가 야심차게 출시한 아이오닉 5는 4만3000여대가 사전계약됐지만 첫달 출고 물량이 114대에 그쳤다.
[데일리e뉴스= 공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