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 "기후 변화 대응하려면 2025년까지 2000억 달러, 2030년에는 1조 달러 지원금 지급해야"
기후 위기 영향이 가장 많은 바누아투에서 야심찬 기후 정책이 발표됐다.
바누아투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폐지하고 2030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 전환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바누아투는 에너지 전환을 위해 약 12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바누아투는 4개의 큰 섬과 80여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져있다. 지형적 특성상 바누아투는 기후 변화를 가장 많은 국가로 꼽히고 있다.
특히 매해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큰 국가로 지난 2015년 태풍피해로 인해 가옥 90%가 파손되고 국민 대다수가 피해를 입으며 국가비상사태가 선언된 바 있다. 이어진 2019년과 2020년에도 대규모의 태풍 피해를 입었다.
유엔 역시 바누아투를 자연재해 위험이 가장 높은 국가로 선정하며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기후 관련 피해 자문 의견을 내도록 추진하고 있다.
바누아투는 기후 위기로 인해 큰 피해를 입는 국가지만 이와 반대로 탄소네거티브(탄소중립을 넘어 순 탄소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것)에 가깝다. 이때문에 바누아투는 과거 탄소배출 상위 국가에게 탄소배출로 인한 영구적 손실과 피해를 보상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바누아투는 유엔에게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새로운 손실에 대한 대응과 피해 금융 시설을 설립할 것을 요청했다.
이런 현상은 바누아투만이 아니다.
다수의 개발도상국이 위치한 아프리카 역시 탄소배출량은 적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농업을 주요 산업으로 삼고 있는 국가 비중이 많아 홍수, 가뭄, 메뚜기 내습과 같은 추가 피해 발생률이 높고 이러한 현상은 식량 위기로 이어진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아프리카 대륙의 기온 상승은 타 지역보다 더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금세기 중반까지 아프리카 주요 곡물 재배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누아투, 아프리카 등과 같이 탄소배출량은 적지만 기후 변화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는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탄소배출 상위 국가들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개발도상국들이 기후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금전적 지원을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 합의는 현재까지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개발도상국은 지난 26차 유엔기후협약 총회에서 이를 문제삼으며 오는 2025년까지 2000억 달러, 2030년에는 1조 달러까지 지원금을 높이고 빠른 시일 내에 이행할 것을 주장했다.
오는 11월 개최 예정인 기후정상회의에서도 이같은 주장은 이어지고 있다.
주최국으로 선정된 이집트 정부는 "이집트를 지지한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아프리카 대륙은 기후 변화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곳인 만큼 이번 회의를 통해 다양한 조치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데일리e뉴스= 오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