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제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기후 위기 대응 격차 해소를 위해 무탄소에너지를 한산하는 국제 플랫폼인 'CF(CFE, Carbon Free Energy) 연합'을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RE100(재생에너지 100%) 운동에 더해 원전, 수소 등 에너지원으로까지 탄소 중립 인정 체계를 확장하자고 국제사회에 제안한 것이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앞당기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전, 수소와 같은 고효율 무탄소에너지 폭넓게 활용할 것"이라며 "이를 기후위기 취약국들과 공유함으로써 그들에게 이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탄소 에너지란 전기 생산 과정에서 직접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전기를 생산하는 모든 에너지원을 뜻한다.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는 물론 원전, 수소, 탄소포집저장까지 포함되는 것.
정부 측은 세계적으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자원 보유 현황에 편차가 크고 에너지 믹스 등 정책 기반도 다른 만큼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원전 같은 추가 선택지를 부여해 RE100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적으로도 무탄소 전력과 관련해 원전을 하나의 대안으로 인정하는 사례도 있다.
미국 연방정부 시설은 100% 무탄소 전력만 사용하게 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이 있었으며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막대한 재원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원전 같은 무탄소 전력에 재생에너지와 동일한 세제 혜택을 준다.
정부는 국내 민간 주도의 CF 연합 결성도 적극 지원하며 RE100 보완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산업부는 대한상의는 공동으로 'CFE 포럼'을 구성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포스코, GS에너지, 두산에너빌리티 등 50여개 기업과 단체가 참여했다.
정부는 현재 법적 실체가 없는 논의 기구인 CFE 포럼을 내달 비영리 사단법인인 'CF 연합'으로 발전시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기업과 각국 정부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오픈 플랫폼으로 발전시켜나간다는 구상 중이다.
'CF 연합'에서는 공급·조달·유통 등 전 과정을 고려한 인증 제도 설계·시행, 국제 협력을 통한 국가 간 상호 인정, 공적개발원조(ODA) 사업과 연계한 개도국의 무탄소 에너지 프로젝트 발굴 등의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산업부는 "정부와 'CF 연합' 간 민관 협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민간 기술 혁신과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무탄소 에너지 소비와 공급을 촉진하고자 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원전과 수소 자동차, 수소연료전지의 시장이 전 세계로 확장돼 우리 수출과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디지털 격차 해소와 관련한 인공지능 (AI) 글로벌 포럼 개최를 제안했다. 각 국가가 AI에 공정하게 접근하고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글로벌 논의를 주도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글로벌 포럼에서는 AI 관련 유엔 국제기구 설립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무기 거래를 고리로 밀착하는 북한과 러시아의 행보에 대해서도 강하게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정수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