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임원 20% 감원··· 한국GM, 근무방식 변화 고심
[데일리e뉴스= 최형호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위기를 맞았다. 줄어드는 생산량과 노조 파업 등 악재가 겹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는 생산량 감소 여파로 인력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고 한국지엠(GM)도 근무형태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실적 부진으로 인해 일찌감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직원 4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및 순환휴직을 받고 있다. 2012년 경영위기 당시 800여 명을 감축한 이후 7년 만의 구조조정이다.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 수출물량 감소로 현 수준의 생산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그간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에서 연간 10만대 수준의 닛산 로그를 생산해왔다. 올해 노조 파업이 지속되면서 닛산 측에서 6만 대만 주문하겠다고 통보했고, 이 마저도 내달 종료되면서 생산대수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수출물량 감소로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량이 기존 60대에서 45~50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400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해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달부터 희망퇴직, 순환휴직 등 인력 운영 방식을 노조와 협의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GM)도 르노삼성과의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산량이 2년 동안 60% 가까이 떨어지자 경남 창원공장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 창원공장이 1교대로 전환될 경우 문을 닫아야할 위가도 간과할 수 없다.
앞서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2교대에서 1교대로 바꿔 가동하다가 결국 폐쇄된 바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지엠의 노사 갈등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20일부터 이틀에 걸쳐 부분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23일 추가 파업을 이어갔다.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5.65%인상, 격려금 및 성과금 포함된 상여금 164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노조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8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매해 누적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는 실적부진이 이어지자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10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쌍용차는 이미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선언하고, 임원 20% 축소 및 임원 급여 10% 삭감 조치를 시행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지난 19일 '임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업무 효율화를 위한 조직개편, 선제적 비용절감 등 비상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2009년 정리해고와 같은 위기에 봉착되지 않도록 전 임직원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업계에선 이들 3사의 구조조정 원인을 생산력 감소에 따른 판매부진에도 불구, 게속해서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자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관측이다.
차가 안 팔려 생산은 줄었는데 고비용·저생산성 문제까지 이어지다 보니 감산 및 감원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이했다는 것.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르노삼성, 쌍용차, 한국지엠 등 3사의 올해 1~7월 누계 판매량(내수·수출 포함)은 총 43만3538대로 전년 동기(50만8717대) 대비 14.8%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들이 계속해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다보니 구조조정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이 부진하면 노조가 파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던지 사측과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워낙 강성이다보니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