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한국환경공단은 18일 서울 중구 서울LW컨벤션센터 3층 그랜드불롬에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장 정보 공유를 위한 '제1차 배출권거래제 시장 정보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유재형 한국환경공단 부장은 '2기 1차 이행연도 배출권 거래시장 운영결과 분석'이란 발표를 통해 2차 계획기간(2018~2020년) 동안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 현황과 배출권 거래시장 운영결과를 설명했다.
또한 향후 3차 계획기간에 변동되는 주요 사항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김태선 나무 EnR 대표는 '2기 2차 이행연도 배출권 시장 전망'이란 발표를 통해 2020년에는 유상할당 경매시장 과열이 지속되고 외부감축사업에 대한 불화실성이 여전히 존재해 불안정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유동성 리스크가 탄소배출권 시장을 지배해 잉여·부족업체 모두가 탄소배출권 확보에 주력하면서 탄소배출권가격 하방경직성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제 발표에 이은 종합토론에서 유종민 홍익대학교 교수는 "정산제출기간도 아닌데 배출권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가격이 자꾸 오른다고 이를 인위적으로 막으면 거래를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고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우려했다.
이어 "수출품에 대해서는 부가세를 환급해준다. 배출권에도 그걸 적용하면 어떨까 생각한다"며 "유상 할당에 따른 수입이 발생하니 충분히 환급해줄 수 있다고 본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다음 토론자인 권동혁 에코앤파트너스 본부장은 “배출권 가격은 2015년 대비 올해가 4배 올랐다. 3기는 2011년부터 15년까지 5년이다. 향후 5년에도 배출권 가격이 4배 뛴다면 어떻게 될지 고민해야 한다”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할당을 어떻게 하면 잘 받을까, 어떻게 하면 싸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도 어떻게 감축할 것인지에 대해선 고민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이 오르면 이를 감축하기 위해 시설 투자에 많은 돈이 든다. 결국 지금부터라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실가스 배출업체로 유일하게 참석한 황경진 한국남동발전 차장은 "온실가스 대량 발생 업체로 지목돼 억울한 측면도 있다. 어쨌든 환경적인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며 "한국남동발전은 2030 감축 로드맵을 설정해 이를 추진 중이다. 삼천포 화력발전소도 순차로 폐지하고 LNG로 전환한다"고 강조했다.
황 차장은 "지금까지의 정부 정책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대부분의 정부 규제에 의해 거래량이 늘거나 줄었다. 이런 모습은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다소 아쉽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대표로 참석한 박현정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부소장은 "배출권 가격이 오르면 기업들은 이를 사지 않고 저감을 위해 직접 투자할 것이다"고 전망하면서 "배출권 시장은 공익적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피해자가 많지 않아야 하는데 정부의 일관성이 부재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배출권거래제에 부가가치세 면제 등 감축에 따른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중소기업에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센터장은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탄소세를 지목하며 "비용을 지출하는 기업 입장에서 탄소세는 세금이다. 탄소세는 일정 금액을 정해 놓으면 일정 기간 세금이 유지된다"며 "그런데 일종의 세금이라고 느끼는 배출권거래제에서 가격이 급등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가격 변동성에 대한 기업의 입장을 전했다.
김 센터장은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국내 기업이 타격을 받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국내 산업은 성장단계가 아닌 성숙단계에 들어섰다. 그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종합토론의 좌장을 맡은 김용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는 세계 최고다. 1년 배출권 시가총액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 많다"고 평가하며 "그런데 왜 배출량은 급증하고 있는지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며 "시장 가격이 높아지면 누군가 낮춰야 한다. 그래야 가격이 안정화된다"고 정부와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의 활발한 거래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