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IMF 구제금융이 발생하기 전 대우그룹은 재계 수위권을 차지하는 큰 회사였다. 특히 고(故) 김우중 회장이 '세계경영'을 외치며 해외 각국으로 진출한 결과, 그룹이 해체된 지금까지도 대우(DAEWOO) 브랜드는 여전히 신뢰감을 주고 있다.
최근 위니아대우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대우 상표사용료를 놓고 갈등은 벌이고 있어 업계의 이목을 주목시키고 있다.
갈등은 위니아대우가 포스코인터내셔널에 1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위나아대우에 따르면 위니아대우는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매년 수십억원의 상표사용료를 지급했다. 지난 9년간 약 상표사용료로 지급한 금액만 250억원. 그런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위니아대우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대우' 해외 상표권 사용계약에 따라 해외에서 '大宇', 'DAEWOO' 등의 상표를 사용할 권리를 획득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 온라인몰 '경동'에 DAEWOO 영문 상표를 사용한 중국 업체의 에어컨이 판매됐다.
이를 발견한 위니아대우는 상표권 권리자인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시정 조치를 요구했지만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위니아대우 거래선은 경동에서 에어컨을 판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프랑스에서도 DAEWOO 상표를 단 미니오븐이 판매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관리 요청을 했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납득할 만한 수준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위니아대우의 주장이다.
◆ 대우인터내셔널, 이름엔 '대우' 없지만 상표권리자
현재 '대우' 상표권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가지고 있다. 이는 지금은 해체된 대우그룹의 흥망성쇠와 괘를 같이한다.
1967년 설립된 대우실업은 ㈜대우, ㈜대우인터내셜을 거쳐 지난 2010년 포스코에 인수됐다. 그러면서 포스코대우로 이름이 변경됐다가, 2017년 포스코P&S 철강사업 부문 흡수합병을 했고, 2019년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로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회사명에서 '대우'란 이름이 사라진 것이다.
대우란 이름이 떨어져 나갔지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 세계 163개국에서 3652건에 대한 대우 브랜드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관계사들은 해외에서 대우 상표를 사용할 경우에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사용료를 내야 한다.
위니아대우는 연간 30억원 내외의 상표사용료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내고 있다. 2010년 브랜드 사용계약 이후 지난해까지 250억원가량의 사용료를 냈다. 위니아대우로서는 매년 수백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해온 대우전자 상표사용료가 적자의 한 축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상표사용료는 소유자와 사용자 간 협상을 통해 체결되는 만큼 적당한 선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이 산업계와 법조계의 의견이다.
다만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가지고 있는 대우 상표권과는 가치가 다를 수밖에 없어, 현재 재계순위 6위인 '포스코'와 사라진 기업인 '대우'를 비교할 때 위니아대우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실제로 '2019년 대기업집단 공시 이행 점검 결과 및 기업집단 상표권 사용료 수취 내역 상세 공개'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계열사로부터 '포스코' 상표사용료로 연간 89억원을 받고 있다. 포스코의 계열사들이 내는 상표사용료가 89억원인 반면, 위니아대우 한 곳이 내는 사용료가 연간 20억원 수준이다.
◆ 포스코인터내셔널, 어떻게 할까?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위니아대우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위니아대우의 주장에는 '틀린' 부분이 있다는 것. 자신들은 그동안 대우 상표권에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대우' 상표의 등록, 유지, 침해 대응을 위한 전담부서가 별도로 있으며, 연간 별도 예산을 책정해 지불하면서 국내 및 등록국 특허법인들과 함께 해외 160여 개국의 상표권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위니아대우가 지적한 대우 브랜드 무단사용 방치 주장에 대해 "2003년 계약하고, 2010년 6월 갱신한 브랜드 상표 사용 계약에 따르면 사용권을 부여받은 제품만이 상표사용권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계약에 따라 사용권을 가진 제품 이외의 다른 제품들에 대해서도 대우위니아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히려 위니아대우는 상표사용료와 그 산정 근거인 사용실적을 제때 제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확하지 않은 실적자료를 제출해 여러 차례 지적받은 적이 있다"며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위니아대우로부터 받아야 하는 상당금액의 상표사용료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어 난처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두 업체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는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