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팬데믹과 혁신
[데스크 칼럼] 팬데믹과 혁신
  • 전수영 기자 jun6182@dailyenews.co.kr
  • 승인 2020.03.25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수영 경제산업부장
전수영 경제산업부장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마비됐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빠른 대처와 목숨을 건 의료진의 노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섣부를지 모르지만 코로나19 종식의 빛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바꿔놓았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클라우드를 이용해 집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다. 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보던 주부들은 인터넷으로 장을 본다. 전화통화를 기본으로 했던 고객센터와의 상담도 인공지능(AI)과의 채팅으로 대체됐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빠르게 4차 산업혁명은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 클라우드 슈밥의 4차 산업혁명이 부지불식간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파고든 것이다.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해서 일궈낸 '혁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느리고, 눈치만 보고 있는 듯하다. 코로나19에 묻혀 지금은 거론조차 안 되는 '타다'와 'K뱅크'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미래는 '소유'가 아닌 '공유'라는 직관을 믿고, 그렇게 타다는 탄생했다. 비용을 좀 더 지급하더라도 편안한 탑승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앱을 통해 예약만 하면 됐다. 비대면 금융을 활성화하겠다는 목표에 따라 설립된 K뱅크지만 은산분리라는 장애물에 막혀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 앞에서는 혁신의 모델이라고 말해놓고, 어물쩡 그들을 벼랑 끝에 세워놓았다.

새로운 시스템은 항상 반대에 부딪치게 된다. 기존 것을 한번에 바꿀 경우 생존을 위협받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타다는 택시기사들의 반대에, K뱅크는 정치권에 발목을 잡혔다. 탑승객은 더 편해지고, 은행 고객은 더 이상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됐지만, 반대 목소리에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반대 목소리를 낸 이들의 주장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혁신을 무조건 막겠다는 생각도 무척이나 위험해 보인다. 대책 없이 반대했다가 거스를 수 없는 혁신의 물결이 몰려왔을 때 그들의 주장은 흔적도 없이 쓸려내려 갈지 모른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나면 많은 것들이 이전으로 돌아가겠지만, 위기상황을 견뎌낸 유용한 시스템은 것은 일상에 굳건히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효과를 체험했기 때문이다. 카셰어링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카셰어링 이용객이 늘어났다. 주말에 몰렸던 이용객들이 주중에도 차를 빌려 탄다고 한다. 카셰어링의 경제성과 편리함을 경험했다면 자동차 구매와 렌터카란 익숙한 습관을 버릴지 모른다. 번호표를 받고 순서를 기다려 적금을 들고, 대출을 받았던 이들은 아직은 덜 익숙하지만 인터넷이나 앱으로 은행업무를 보는 것에 익숙해져 갈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기존 체계와 새로운 체계가 맞서며 그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아가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옛것에 익숙해진 이들은 새로운 변화에 대한 거부감을 느꼈지만, 결국에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했다. 정부의 과감하고 빠른 판단이 요구된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우리 정부의 대처를 비웃었지만, 이제는 우리 정부의 신속한 실행력과 축적한 경험을 배우고 있다. 코로나19가 끝난 후 우리의 일상은 분명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팬데믹 상황이지만 무엇이 우리의 미래를 바꿀지에 대한 고민과 추진이 필요하다. 또다시 전 세계의 '대한민국의 혁신을 배우자'는 목소리를 기대해본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만리재로 14 르네상스타워 1506호
  • 대표전화 : 02-586-8600
  • 팩스 : 02-582-8200
  • 편집국 : 02-586-8600
  • 광고마케팅국 : 02-586-86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남현
  • 법인명 : (주)데일리경제뉴스
  • 제호 : 데일리e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5140
  • 등록일 : 2018-04-25
  • 발행일 : 2018-05-01
  • 대표이사/발행인 : 김병호
  • 편집인 : 정수성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김병호 02--586-8600 dailyenews@naver.com
  • 데일리e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데일리e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e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