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뉴스= 천선우 기자] 흔히들 화장실이나 옷장에서 악취 제거제로 쓰이는 '나프탈렌(Naphthalene)'이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높아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나프탈렌은 흰색 결정성 고체로 냄새가 매우 강하며, 휘발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 습기 제거 기능도 있어 일상생활에서 방향제, 탈취제 용도부터 좀약, 방충제까지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가격도 2000원 이하로 비교적 저렴해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반면, 소비자가 위험성에 대해선 명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아 문제로 지적된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나프탈렌으로 인한 급성 중독 증세를 보일 경우, 48시간 이내에 구토, 복통, 설사, 식욕부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으로 중독되면 말초신경염과 만성신부전증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소량에 의해서도 피부 자극 및 피부염도 유발한다. 이외에도 노출이 심할 경우 신체 내 적혈구를 파괴해서 용혈성 빈혈을 일으킬 수도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2002년부터 나프탈렌을 인체 발암물질 후보군으로 지정했다. 발암물질 후보군은 발암 가능성이 의심되는 물질을 의미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점차 쓰이지 않는 추세다.
국내에선 사용 목적에 따라 환경부(생활용품)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약용), 산업통상자원부(공업용)에서 관리하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2013년 나프탈렌을 사람이나 동식물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는 특정수질유해물질로 분류했고, 2016년에는 일반 생활용품에선 방충제 용도로만 판매하도록 했다. 정부는 이후 공중화장실과 같은 공공시설에서 방향제, 탈취제 목적으로 나프탈렌을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기점으로 화학용품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친환경 대체제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나프탈렌의 대용품은 의외로 많다. 우선 옷장에는 습기제거 용도로 쌀을 넣어두면 효과가 있다. 쌀을 작은 헝겊에 감싼 뒤 옷장 구석에 걸어두거나 바닥에 두면 된다. 쌀 대신 베이킹소다를 활용하면 향균 작용을 통해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커피 찌꺼기도 습기 제거 효과가 있다. 단 젖었을 경우에는 오히려 곰팡이가 피는 등 역효과가 발생하므로 반드시 말린 상태로 써야 한다. 재사용 방법으로는 기존 제습 용도로 사용하던 커피 가루를 약 불로 볶거나 햇볕에 말려서 사용하면 된다.
레몬즙은 탈취나 방향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레몬에서 시트러스 향이 나는 특성을 이용해 옷장 안에 넣어두면 불쾌한 냄새가 제거된다. 조금 더 효과를 보기 위해선 미지근한 물에 레몬즙을 타고 극세사 천으로 옷장의 벽을 닦아주면 된다.
공간이 넓은 화장실은 어떨까. 암모니아 냄새의 주범인 변기는 나프탈렌을 대신할 수 있는 치약으로 닦거나 김이 빠진 맥주, 콜라를 부으면 악취가 제거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냄새가 올라오는 하수구는 거름망을 분리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식초와 물을 1대1 비율로 섞어 부어주면 악취 제거와 살균 효과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