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50원 돌파에 금융시장 ‘충격’…금융당국 “시장 안정화 조치”
환율 1450원 돌파에 금융시장 ‘충격’…금융당국 “시장 안정화 조치”
  • 장미란 기자 pressmr@dailyenews.co.kr
  • 승인 2024.12.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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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경제금융회의…최상목 부총리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체계 가동”
금융위·금감원, 금융권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 도입 연기 등 조치 마련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9일 1450원을 넘어서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연이은 탄핵 정국의 후폭풍이 채 가시지 않은 금융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 참여자들의 차분한 대응을 당부했고,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5원 오른 1453.0원으로 출발해 1450원선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환율이 1450원을 웃돈 것은 지난 2009년 3월 16일 장중 1488.0원을 기록한 뒤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환율이 치솟은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에 영향을 받은 결과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췄다.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3회 연속 금리를 인하한 것. 

다만 향후 미국의 성장·고용이 개선되고 물가 상승세 둔화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 금리경로 전망을 기존 1%p에서 0.5%p 인하로 축소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통화정책 완화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행보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왼쪽부터)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감원장,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9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감원장,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9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비상계엄에서 탄핵정국으로 이어지며 직격타를 맞은 금융시장을 예의주시해 온 경제·금융당국은 당장 시장 안정화 메시지를 내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F4 회의)를 열어 “정부와 한은은 높은 경계의식을 가지고 24시간 금융·외환시장 점검체계를 가동하면서 과도한 변동성에는 추가적인 시장안정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세계 주요 통화들이 대폭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 금융·외환시장도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차분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과 외화유동성 확보 등을 위해 ▲외환수급 개선방안 ▲연장 시간대 외환거래 활성화 방안 ▲세계국채지수(WGBI) 관련 거래 인프라 개선방안 등을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담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스트레스 완충자본 적립규제 도입 유예 등 금융회사의 재무 여력 강화 방안, 은행권과의 상생을 통한 소상공인 금융부담 완화 방안, 서민금융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과 취약계층 지원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또 밸류업, 공매도 재개 등 자본시장 선진화도 지속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건전성·유동성·재무안정성 여력 강화를 위한 조치를 마련했다. 

먼저 금융권의 건전성·유동성 여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도입될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의 도입을 내년 하반기 이후로 연기하고, 내년 상반기 중 도입 시기·방법을 재검토해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는 은행권이 위기 상황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을 추가로 적립하게 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또 은행권의 외환포지션 중 해외법인 출자금과 같은 비거래적 성격의 외환포지션의 경우 환율변동 등에 따른 시장리스크를 위험가중자산 산출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약 1조5000억원 수준인 보험사의 증권시장 안정펀드 잔여매입약정금액(미사용금액)에 대한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 위험액 반영 수준도 절반으로 하향하기로 했다.

금융업권의 실물경제 지원 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기업에 대한 대출·투자 관련 부담 완화 조치도 마련했다. 

현재 일괄적으로 위험가중치 400%가 적용되고 있는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신기사펀드·벤처펀드 등 투자조합 등에 대해 실제 투자된 자산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확충된 금융회사들의 재무 여력이 금융안정과 국내기업 등 실물경제 지원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향후 시장상황을 봐가며 필요시 추가적인 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지금은 우리 경제·금융의 향방을 좌우할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안정적인 시장관리와 함께 주요 현안과 정책의 차질 없는 이행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시장 급변동 시 준비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조치들이 즉각 시행될 수 있도록 대응태세를 갖춰 달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장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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