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현대HCN, 왜 매물로 나왔나?
[이슈] 현대HCN, 왜 매물로 나왔나?
  • 전수영 기자 jun6182@dailyenews.co.kr
  • 승인 2020.03.31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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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시장점유율 IPTV보다 낮아
홈쇼핑 방송 송출이 주요 매출원
합산 규제 부활하면 일부 업체 사멸
"그나마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어야"
(왼쪽부터) 현대HCN 서초방송국, 관악방송국 (사진=현대HCN 홈페이지 캡쳐)
현대HCN 서초방송국(왼쪽)과 관악방송국 (사진=현대HCN 홈페이지 캡쳐)

[데일리e뉴스= 전수영 기자] 현대HCN은 지난 30일 물적분할을 한 후에 케이블TV 사업 부문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백화점 매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실탄 확보 차원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방송·통신업계에서는 모기업의 실적 부진과 함께 방송·통신 시장의 재편과도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점점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 케이블TV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급격하게 몰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9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현대HCN은 유료방송 시장 중 종합유선방송 사업자(SO) 영역에서 CJ헬로(12.28%), 티브로드(9.33%), 딜라이브(6.09%), CMB(4.73%)에 점유율 4.07%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IPTV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SO의 점유율을 넘어서며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어 SO의 자립은 이미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SO가 홈쇼핑 방송 송출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쇼핑 트렌드가 점차 온라인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면서 대형 유통업체들도 온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곧 SO의 매출 저하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결국 실적 하향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매각하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IPTV 3사 또한 여전히 인수를 할 수 있는 상태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각각 CJ헬로와 티브로드를 인수했지만 시장점유율을 더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대HCN이 좋은 매물일 수 있다.

다만 KT는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국회에서 합산 규제 재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KT는 2018년 말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했지만, 국회의 합산 규제 재도입 문제가 불거져 나오며 인수 논의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KT 관계자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한 합산 규제는 이미 일몰됐지만, 여전히 국회에서 재도입 여부를 두고 논의만 하고 있는 상태다"며 "국회에서 어떻게 할지 결정돼야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합산 규제가 다시 부활한다면 KT는 딜라이브, CMB, 현대HCN 중 어느 한 곳도 인수할 수 없다. 반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합산 규제에 저촉되지 않을 수준에서 SO를 인수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IPTV 3사는 비슷한 점유율로 시장을 3등분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매각되지 않은 SO는 시장에서 사멸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방송과 통신을 모두 확보한 IPTV 업계에 중소 규모의 SO가 대항하기란 '달걀로 바위 치기'밖에는 안 된다.

지상파 시청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에 지상파 방송을 송출하고, 지역 민심을 대변했던 SO들이 제 역할을 다했음에도 정부와 국회의 합산 규제라는 틀에 갇혀 도산할 위기에 놓일 수도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SO 매각 가격은 오늘이 가장 높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그동안 SO들이 방송·통신 시장에서 한 역할은 분명히 크다. 그러니 정부가 나서서 이들을 적기에 매각할 수 있도록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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