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e뉴스= 천선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은행권 가계·기업의 대출 규모가 역대급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0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910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은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사상 최대치다.
주택담보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금액인 5조2000억원이 더 늘었다. 은행권에서는 일반주담대(3조원), 전세자금대출(3조원) 및 집단대출(3000억원)의 증가로 총 6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한은은 코로나19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대출이 모두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특히 가계 부문에선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 수요, 비은행 대출 대환 수요 등을 원인으로 증가세가 지속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들도 은행권의 손을 빌리면서 대출 규모가 확 늘었다. 3월 기업 대출 잔액은 901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8조7000억원이 급증하며 2009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기업 대출은 전월 대비로 10조7000억원이 불어났다. 코로나19로 실적 악화로 인한 자금난을 겪자 자금 수요 증대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 대출(개인사업자 포함)은 8조원이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금 수요 증대 및 정부·은행의 지원 등으로 증가 규모가 상당폭 확대됐다.
금융위원회는 "4월 이후에도 코로나19에 따른 대출 수요 확대 등 불가피한 증가 요인으로 가계대출은 일정 부분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권별, 유형별 가계 대출 증가 동향을 상세히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