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정보 독과점 없어"··· 상생 정책 확대
[데일리e뉴스= 이승윤 기자] 최근 수수료 개편 논란, 배달음식점에 최저가를 강요하는 갑질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 배달앱 운영업체와 소상공인·자영업자 간의 문제 해결을 위해 의견을 공유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자영업자 측은 배달앱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과 소비자 정보 독점을 지적하며 이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했고, 배달앱 측은 소상공인 지원 사업의 확대 계획을 전달했다. 정부와 관계부처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뜻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9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9간담회의장에서 '배달앱‧자영업의 바람직한 상생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홍근 을지로위원장,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자문위원장, 공정위,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이 참석했다.
가장 먼저 발언을 시작한 김 원내대표는 "배달앱 시장은 최근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거래 금액이 약 10조원 정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졌고, 앞으로 플랫폼 경제와 비대면 서비스 발달로 배달앱 시장은 더욱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 늦기 전에 배달앱과 소상공인의 상생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이번 토론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배달업계 1위 회사와 2·3위 회사가 결합을 앞두고 있다.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독과점 기업 출현으로 자영업자에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가 자영업자에게 제2의 임대료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발씩 양보해서 상생방안을 모색해주길 바란다"며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배달앱과 소상공인 간의 사회적 대 타협을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뒤를 이어 토론회 발제를 맡은 정 자문위원장은 '배달앱 상생 협력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배달앱 등장으로 자영업자들에게 비용 효율화와 영역 확장 등의 효과보다는 수수료 늘어나면서 오히려 영업비용이 증가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배달 음식 중 '떡볶이', '피자', '치킨' 3개의 배달 전문점들을 비교하며, 이들 음식점 영업비용에 배달앱 수수료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자문위원장은 "한 떡볶이 배달 전문점의 경우 임대료보다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 대행료가 더 많이 발생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달앱이 고객정보를 독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주문을 위해 배달앱 사업자와 계약으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자문위원장은 "배달앱이 고객정보를 독점함에 따라 자영업자들의 하청 계열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사회적 합의기구 구축 ▲정보공개 ▲광고비·수수료 등 부가비용 합리적 수준 인하 ▲프랜차이즈 영업지역 교란 금지 등의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발제에 이어 지정토론이 진행됐으며, 세 번째 지정토론에서 이현재 배달의민족 대외업무(CR) 이사는 정보 독과점에 대한 우려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정보를 독점하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다"며 "어느 곳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자체 개발 앱을 만들려는 지자체에 배달의민족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제공하며 도움도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해 배달의민족이 10주년을 맞이하는데 그동안 자영업자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배달의민족 이용 사장님들에게 광고비를 두 달 동안 50%를 줄여줬고, 대출 이자 50%를 지원하기도 했다"며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이사는 배달의민족이 운영 중인 상생 정책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이 이사는 "교육 프로그램인 배민 아카데미도 5년째 운영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이용하지 않은 사장님도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현재까지 약 2만 명이 교육을 받았고 이들 중 매출이 2배가 늘어난 효과를 본 사장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달 안에 배달의민족 이용 사장님들을 위한 협의기구도 온라인 통한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14만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목적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배달앱 요기요도 상생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뜻을 내비쳤다.
이승훈 요기요 대외협력팀장은 "그동안 레스토랑 운영 정보나 세무·창업 등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해 왔다"며 "알뜰 쇼핑이라는 것을 통해 사장님들이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노력이 지엽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올해 회사 내 이를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었다"며 "앞으로 여러 의견을 잘 종합해 상생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플랫폼 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거래에 대해 지속해서 감시하고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성근 공정위 시장감시국 지식산업감시과장은 "배달앱은 탐색비용을 줄이고, 입주업체는 매출이 증대되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며 "그러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거래 단가로 인해 불공정 거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2018년도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앱에 입점해 있는 소상공인들의 40% 정도가 플랫폼과의 거래에서 불공정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며 "공정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 사업자들의 체계를 마련하는 데 정책의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정토론에 이어 마지막으로 자유 토론이 진행됐다. 실제 자영업을 운영 중인 이들이 발언권을 얻어 배달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자영업자는 "수수료와 함께 무분별한 마케팅도 큰 문제다"며 "특히 할인 이벤트로 배달앱 등록된 가맹점들의 비용 부담이 크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