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석탄 선언 해놓고 왜?'··· NH투자증권,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 
'탈석탄 선언 해놓고 왜?'··· NH투자증권,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 
  • 김병호 기자 bhkim@dailyenews.co.kr
  • 승인 2021.06.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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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째 공사 중단 상태인 삼척블루파워에  NH투자증권이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기로 하면서 환경단체들이 들고 일어났다. 자금이 조달되면 논란 많은 삼척블루파워 공사는 재개된다. 문제는 삼척블루파워 공사 재개에 따른 막대한 피해다. 환경파괴는 물론 문재인 정권의 탈석탄 2050 정책에 전면 배치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NH투자증권은 회사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NH투자증권 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월 'ESG 전환 2025' 비전을 선포하며 탈석탄 금융을 실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5개 환경, 시민, 청소년 단체들로 구성된 환경단체 '석탄을 넘어서'는 지난 16일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열었다. (사진=석탄을 넘어서)

◇ 공사중단 요구에도··· 투자 강행

17일 25개 환경, 시민, 청소년 단체들로 구성된 환경단체 '석탄을 넘어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NH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 열었다. NH투자증권이 단독으로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면서 공사 재개로 인한 박대한 온실가스 배출 우려 때문에 한 자리에 모였다.

삼척 지역 주민 역시 절반 이상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3월 진행된 지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척시민 69.7%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자연환경과 시민 건강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60%는 발전소 건설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지난 3월 25일 '석탄을 넘어서'가 개최한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 건설과 금융투자 중단을 위한 시민사회 선언대회’에는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45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기도 했다.

◇ 30년 간 3억9000만톤 온실가스 배출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는 이대로 완공된다면 30년 동안 3억9000만톤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된다.  이는 영국의 1년 온실가스 배출량과 같은 규모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막대한 노력들이 무위로 돌아가는 셈이다. 

또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로 30년간 최대 1081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 또한 제기됐다.

이 뿐만 아니라 삼척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상당한 수준의 재무적 위험 역시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발전소 운영기간 동안 평균 이용률 85%를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건설원가를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하에 발전소 건설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등으로 인해 현재의 에너지 정책이 그대로 이행된다면, 그 이용률이 2035년에는 50% 이하로, 2050년에는 10%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조9000억원까지 증가한 건설원가에 대한 보상 기준 결정의 기준이 되는 표준투자비는 3조8000억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재무적 위험 때문에 최근에는 주식회사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등급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제시된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이 삼척블루파워 주관사로 나서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NH측 "계약 위반 소송 어쩔 수 없어"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 3사 모두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삼척블루파워 회사채의 신용등급 하락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석탄을 넘어서'가 진행한 삼척블루파워 투자의향 조사에서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88.6%는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럼에도 NH투자증권이 주관사로 나서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측은 '총액인수확약' 계약을 맺어 계약에 따라 삼척블루파워가 회사채를 발행하면 이를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 위반으로 소송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 측은 "이번 건 외에는 ESG비전 및 탈석탄 금융을 준수하겠다"고 해명했다.

반면 계약 위반 이유로 자금을 조달하면 막대한 피해가 뒤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 환경 파괴는 물론, 상당한 온실가스가 배출돼 녹색경제를 추구하는 한국 이미지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오동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불과 4개월 전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고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대출과 채권 투자 중단을 약속했지만, 4개월 만에 이 같은 결정에 역행하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는 실질적인 탈석탄으로 나아가고 있는 세계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NH투자증권이 진정성을 보여주는 길은 좌초자산인 삼척화력발전 사채 발행 주관을 중단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데일리e뉴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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