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틀의 합의 도달, 이달 말 COP28에서 추가 논의할듯
이달 말 열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각국이 손실 및 피해기금 마련에 합의했으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COP27에서 참가국들이 합의한 '손실과 피해'기금 마련에 합의함에 따라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을 위한 준비위원회(Transitional Committee) 5차 회의가 4일(현지시간) 열렸다.
참가국들은 지난달 열린 4차 회의에서도 기금의 운영 주체와 선진국의 자금 지원 등을 놓고 합의에 실패한 바 있으나 이번 회의를 통해 합의에 이르렀다.
이번 회의를 통해 기금 관리는 세계은행이 4년간 맡기로 했으며, 내년까지 기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EU국가들과 미국 등 선진국들이 대부분의 자금을 마련할 전망이다.
또한 이번 합의안에는 ▲선진국들의 기금 마련을 촉구 ▲그 외 국가들의 금액 재정 출연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선진국들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 또한 기금 마련에 기여해야 한다는 선진국들의 주장에 따른 내용이다.
다만 이번 합의안에는 지난해 COP27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자금 마련 방안이나 규모는 합의 내용에서 빠지며 실효성이 없는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기후변화를 불러온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에 대해 엄격한 재정 지원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 또한 빠졌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문에 "모든 금전 지원은 ‘자발적 지원’으로 구성돼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진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합의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어느 정부도 취약국이 필요한만큼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우리 정부는 합의문이 지원금의 자발적인 성격을 명확하게 반영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개발도상국들은 "또다시 재정적 의무와 자금 지원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고 반발했으며 세계은행이 자금을 관리하는 것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환경단체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짓 싱 국제기후정의네트워크 국제전략대표는 "기후위기에 따른 피해 국들은 이미 수백억달러의 피해를 입고 있다"며 자금 조성 방안에만 합의한 데 대해 "부유한 국가들이 취약한 지역사회에 등을 돌렸다, 기후정의에 암울한 날"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COP27에서의 합의사항인 '손실과 피해' 기금은 기후변화를 일으킨 선진국의 책임을 인정하고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들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하며 당시 회담의 가장 큰 성과로 평가받았다.
당시 회담에서 손실과 피해 기금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 따라 기금 마련 자체에는 참가국들의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이후 재원 마련 방법이나 재원의 출처 등 세부 사안에서의 합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한 유엔환경계획(UNEP)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개도국들의 자금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필요액(3870억달러)의 5% 수준인 210억달러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또한 최신 보고서를 통해 파리 협약 달성을 위해서는 취약국에 대한 재정지원이 최소 10배 규모로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릴 COP28의 의장 술탄 알 자베르는 "권고를 합의한다"며 이번 이번 합의안에 대한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손실과 피해 기금에 대한 추가 논의는 COP28에서 화석연료의 퇴출과 더불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데일리e뉴스= 곽지우 기자]